국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선거 개입설’과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가 “극우가 조작한 정치적 술수이자 웃음거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중국 당국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가 한국 국내 문제와 관련해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직접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0일 밤 홈페이지에 “한국 극우 보수주의자들이 조작한 ‘중국 개입’ 루머는 싸구려 정치적 술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의 극우 보수세력이 근거 없이 중국의 선거 개입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계엄령 위기 이후 국민의힘 일부 당원들이 의도적으로 반중 정서를 부추기고 있다”며 “중국이 한국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은 한국 일부 극우 보수 세력이 만들어낸 ‘정치적 소극(笑劇·웃음거리)’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최근 중국과 관련된 터무니없는 주장이 자주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의힘 김민전 의원이 최근 집회에서 ‘가는 곳마다 중국인들이 탄핵에 찬성한다’고 발언한 것과 윤석열 대통령 측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자시스템 비밀번호 ‘12345’를 두고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연결 번호로 중국에서 접근하도록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 것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조작되고 근거 없는 비난은 한국의 국내 정치 문제에 중국을 끌어들여 정치적 관심을 돌리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 “부당하게 중국을 겨냥한 이 소극의 뒤에는 윤석열정부의 실패라는 불편한 진실이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윤석열정부 들어 한국의 장기 실업률은 2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서울 아파트 가격이 폭등해 탈서울 현상이 심화했으며, 의료개혁에 따른 전공의와 인턴들의 대량 사직은 가뜩이나 취약한 민생을 악화시켰다”며 “이런 문제는 ‘노(NO) 차이나’ 깃발 몇 개로 숨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다이빙(戴兵) 주한 중국대사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왔다. 한국의 내정 문제를 근거 없이 중국과 관련짓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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