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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르몽드 "한국 '실패한 쿠데타'에 무속인 개입"…노상원·건진·천공 등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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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14 21:40:07 수정 : 2025-02-14 21:4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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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일간 르몽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실패한 쿠데타'로 칭하며 이 과정에 개입한 무속인들의 역할을 주목했다.

르몽드는 14일(현지시간)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과 그 부인이 무속인들에게 조언 구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는 과정에 무속인들이 개입한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기 안산시 상록구의 한 다세대 주택 반지하 1층에 위치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함께 운영했던 곳으로 지목된 점집의 모습. 뉴스1

르몽드는 우선 '12·3 비상계엄 사태'를 사전에 모의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장악과 직원 체포 등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민간인인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을 언급했다.

르몽드는 "'안산 보살'이라는 이름으로 무속인으로 활동한 노씨는 후임 정보사령관에게 연락받고 윤 대통령의 계엄에 가담했으며, 자신의 무속적 인맥을 활용해 작전의 성공을 보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다른 무속인 '비단 아씨'에게 조언을 구해 군의 잠재적 배신자를 색출했다는 점도 소개했다.

 

르몽드는 '건진 법사' 전성배 씨 역시 "오랫동안 김건희 여사와 그의 문화 이벤트 회사인 코바나 컨텐츠에 조언해왔다"며 심지어 그가 윤 대통령에게 대선 출마를 설득한 인물로도 알려졌다고 전했다.

 

역술인 천공. 천공 유튜브 캡처

또 다른 무속인 '천공'을 두고는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그가 "우리는 열흘에 한 번 정도 만난다"고 자랑했다며, 이 때문에 대통령의 '멘토' 또는 '라스푸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르몽드는 보도했다. 라스푸틴은 러시아 제국 황제 니콜라이 2세의 황후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수도승이다.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가 ‘한국에서 쿠데타 실패에 연루된 무당들’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르몽드 홈페이지 캡처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손바닥에 임금을 뜻하는 '王'(왕)이라는 글자를 적고 다니고,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자리로 옮기기로 한 것도 천공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고 르몽드는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지도자가 무속에 의지하는 건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라며 "과거 권위주의 대통령이었던 박정희는 독재 권력을 부여한 1972년 10월17일의 계엄령을 선포하기 전 무속인의 점괘를 참고했다"고 예를 들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를 위해 무속인의 조언에 따라 부친 묘를 이장했고, 박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무속적 상징물을 착용하라고 떠민 측근 최순실 씨(개명 후 최서원)의 영향 아래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가 ‘한국에서 쿠데타 실패에 연루된 무당들’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르몽드 홈페이지 캡처

르몽드는 이어 "한국의 샤머니즘인 무속은 불교와 유교, 도교 이전부터 존재한 고대 신앙"이라며 "한국 정부는 약 30만∼40만명의 무속인이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기적인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에서는 미래나 취업, 주거지 마련 등을 고민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다시 무속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난해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가 1200만 관객이라는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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