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두고 찬반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단체들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탄핵무효”를, 찬성하는 단체들은 “즉각 탄핵”을 주장하며 둘로 갈라졌다.
15일 전국 곳곳에서 개최된 윤 대통령 탄핵관련 집회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보수성향 기독교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최한 집회였다. 이 집회에서 전한길 강사는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 건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반국가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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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윤 대통령을 지켜내자고, 계엄령을 통해 국민을 일깨워준 윤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이렇게 마음껏 외칠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너무 좋지 않느냐”며 광주와 5·18민주화운동을 거론했다. 그는 “45년 전인 1980년 광주시민들은 이 금남로에 모여 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피를 흘리고 희생했다”며 이날 집회를 열 수 있었던 건 “신군부 독재에 맞서 싸운 정의로운 광주시민들의 투쟁과 희생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전 강사는 “저는 경상도 출신이지만 광주를 사랑한다. 대한민국이 40년 만에 민주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도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YS(김영삼 전 대통령), 광주시민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계몽령이다. 거대 야당(민주당)이 29명을 탄핵한 반민주적 행위가 이어졌고 윤 대통령은 억울하게 구치소에 갇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약 2만명이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각지에서 광주를 찾은 참석자들은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들고 행사가 열리는 금남로 거리를 가득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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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5차선 도로는 물론이고 도로 양 옆으로 난 인도에도 발 디딜 틈 없는 인파가 몰렸다.
같은시각 금남로에선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의 제14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가 개최됐다. 한국사 강사인 황현필 역사바로잡기연구소장은 “저는 자랑스러운 민주화성지 광주에서 태어났다. 1980년 5월 8살이었던 저는 총알이 들어올까봐 부모님이 창문에 망치질을 하는 것을 봤고, 군인들이 탱크를 몰고 들어오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광주의 피를 먹고 자랐다는 말이 있다”며 “이 피가 뿌려진 곳에서 내란 수괴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는 상황에 마음이 뒤집어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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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민주주의의 대표 도시로 얼마든지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라는 그는 그러면서도 “최소한 이곳에서 내란수괴 옹호 집회를 여는 건 홀로코스트(집단 학살)가 벌어진 곳에서 나치 추종자가 집회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질타했다.
또 “반국가세력은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자들이며 가장 큰 부정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윤석열이 다시 복귀한다면 국민은 비상계엄의 공포에 살 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광주 금남로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탄핵 찬반 양측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후 1시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경찰 비공식 추산 3만5000명이 모였다. 이들은 불법 구속 탄핵 무효라고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흔들며 “문형배(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는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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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60여명도 낮 12시 마포구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 종로구 헌재 앞까지 행진하며 사법부를 규탄하고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했다. 이 집회에는 경찰 추산 4000여명이 모였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오후 5시 경복궁 동십자각 일대에서 11차 범시민 대행진을 열었다. 참가자는 오후 6시 기준 경찰 비공식 추산 1만5000명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오후 2시30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사전집회를 열고 비상행동 집회에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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