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90년대 청교도 정신이 지배하는 폐쇄적인 마을 세일럼에서 아비게일을 비롯한 마을 소녀들은 한밤중에 숲에서 악령을 부르는 놀이를 하게 된다. 욕심 많은 패리스 목사가 이를 목격하면서 마녀사냥 사건이 벌어진다. 마을 주민은 해묵은 원한과 시샘을 드러내며 서로가 서로를 마녀로 지목한다. 아비게일 역시 사랑하는 남자 프락터를 차지하기 위해 그의 아내 엘리자베스를 마녀로 고발한다. 프락터는 아내를 지키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람들 앞에 나선다.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교수형을 선고한 댄포스 부지사가 등장하면서 진실과 거짓이 엇갈린다.
20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 손꼽히는 아서 밀러의 연극 ‘시련’이 4월에 공연된다. 1950년대 미국을 휩쓴 매카시즘 광풍에 휘말려 동료에게 공산주의자로 고발당하는 고초를 겪던 아서 밀러가 중세 시대 마냥 마녀사냥이 자행된 미국 매사추세츠 주 세일럼으로 달려가서 자료를 수집한 후 쓴 작품이다.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과 개인의 이익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집단적 광기가 모든 것을 파괴하는 과정을 담아서 당대 미국 사회 실상을 드러냈다.
16일 공연기획사 더블케이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무대는 김수로 프로듀서, 신유청 연출을 필두로 엄기준, 강필석 등 배우 24명이 참여한다. 자신의 약점을 스스로 고발하며 아내와 마을 사람들을 지켜내려는 ‘존 프락터’ 역은 엄기준과 강필석이 연기한다.
권위의식과 물질적 탐욕이 가득한 ‘사무엘 패리스’ 역은 박은석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진실을 파헤치는 목사 ‘존 헤일’ 역에는 박정복이 캐스팅됐다. 권력을 중요시하는 ’댄포스’ 역에는 남명렬, 마녀사냥을 주도하는 ‘애비게일 윌리엄즈’ 역은 류인아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여승희·진지희·주호성·김곽경희·우상전·김수로·권해성 등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배우이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김수로는 “‘시련’은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으로 제작자로서 무대에 꼭 올리고 싶었고 연기에 대해 일깨워준 작품”이라고 밝혔다. 서울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4월 8∼2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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