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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월세로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0)씨는 지난 석달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에 임장을 다니고 있다. 돌이 지난 아기 1명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신생아특례대출을 통해 내집마련을 계획 중이다.
김씨는 “작년 7월까지만 하더라도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빠진 것 같다”라며 “이젠 아이가 있어서 이사다니기도 어려울 것 같고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지만 급매물을 잡아 내집에서 편하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강북구와 노원구, 구로구 등에서는 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지역별 차별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대장아파트인 SK북한산시티(2004년식·3830세대) 전용면적59㎡(25평) 3층은 5억7000만원에 팔렸다. 이 가격은 최고가 대비 2억1000만원(26%↓) 하락한 것이다.
SK북한산시티는 대단지 초품아(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로 단지내 언덕이 있긴하지만 우이신설선 전철역이 코앞으로 출퇴근이 편하다. 북한산 둘레길도 바로 연결이 되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주하기 좋다.
구로구 고척동의 고척대우아파트(1999년식·987세대) 전용면적59㎡(26평) 4층은 지난 8일 5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최고가 대비 2억1000만원(28%↓)하락한 것이다. 대형쇼핑몰 아이파크몰과 마트 코스트코가 가까워 생활하기 편리하다. 단지내 언덕이 있지만 고척돔이 가까워 야구 등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호도가 있다.
지하철 4호선 노원역 도보 10분거리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중앙하이츠(1997년식·437세대) 전용면적59㎡(24평) 4층은 지난 8일 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가격은 최고가대비 1억4000만원(20%↓) 하락한 것이다. 학군이 좋고 근처에 당현천이 있어 산책하기 좋은 아파트이다.
현재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은 상승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제외하면 매수 관망세 지속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 알원(R-ONE)에 따르면 2월 2주차 강북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증감율은 -0.03%로 7주연속 하락 중이다. 노원구(-0.02%)역시 7주 연속, 구로구(-0.02%)는 8주 연속 하락세를 타고 있다.
7주 연속 하락하던 동대문구(0.00%→-0.01%)는 지난주 보합으로 전환한지 1주만에 다시 하락세로 바뀌었다.
도봉구(0.00%→-0.06%) 역시 보합으로 전환한지 1주만에 하락세로 바뀌었고 중랑구(-0.01%), 성북구(-0.01%), 종로구(-0.02%), 서대문구(-0.02%) 등 하락을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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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송파구(0.14%), 서초구(0.11%), 강남구(0.08%), 용산구(0.05%), 마포구(0.02%) 등은 상승했는데 송파구와 강남구의 경우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영향을 받았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올해에는 집값이 지역별로 완전히 다르게 움직이는 ‘지역분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인기지역의 주택가격이 오르면 비인기지역도 시차를 두고 온기가 퍼지는 경향성이 있지만, 이는 부동산 시장 내에 유동성이 넘치는 호황기에 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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