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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까지 떨어지거나 40억까지 치솟거나?…“정말 알 수가 없네요”

입력 : 2025-02-19 15:07:17 수정 : 2025-02-19 15: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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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 지역에 따라 상당한 편차

“고가 아파트 강세…외곽 하락세 이어질 듯”

#1. 직장인 김모(49)씨는 서울 노원구에 10년째 거주 중이다. 지난해 이사를 고민하며 집을 매물로 내놨지만, 몇 달이 지나도록 문의조차 거의 없었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는 “노원·도봉·강북구 등 외곽 지역은 매수자가 거의 없어 거래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2. 자영업자 박모(56)씨는 강남구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집값이 오를 조짐을 보이자 매도를 보류했다. 주변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에 박씨는 “조금만 더 기다리면 더 좋은 가격에 팔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부동산 시장은 지역에 따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곽 지역은 거래 절벽을 겪는 반면, 강남권은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 서울 집값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하계동 ‘하계1청구’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6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같은달 6일 거래된 8억8000만원보다 2억원 낮은 가격이며, 2021년 9월 기록한 최고가 10억6000만원과 비교하면 4억원 가까이 하락한 수준이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3월 거래가(7억2000만원)보다 6000만원 낮고, 2021년 5월 기록한 최고가(8억8000만원)와 비교하면 2억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도봉구 창동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9억5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한 달만인 지난달 8억47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하락했다. 같은구 방학동 ‘신동아아파트1’ 전용 70㎡도 지난해 12월 4억4500만원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4억2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아파트는 2021년 6억8000만원까지 올랐던 점을 고려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강남권 부동산 시장은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기존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해제되면서 매물이 회수되고 호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28억5000만원, ‘잠실엘스’는 지난해 12월 27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트리지움’ 전용 84㎡도 같은해 10월 26억5000만원에 팔렸다. 현재 이들 단지의 호가는 28억~29억원으로 형성돼 있다.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며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게티이미지뱅크

 

강남구 대치동도 마찬가지다.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달 42억93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45억원까지 상승했다. 전용 84㎡ 역시 지난해 35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호가는 40억원을 넘어섰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외곽 지역 간의 집값 양극화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 월간 주택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6을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5분위) 평균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클수록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다.

 

올해 1월 수치는 서울 내 상위 20% 아파트 한 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 5.6채를 구매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2008년 12월 통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1월(5.5)을 넘어선 수준이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고가 아파트의 강세와 외곽 지역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서울 집값 양극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세가율이 낮아 서울 외곽 지역에 적은 돈으로 ‘갭투자’를 할 여건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출·퇴근이 편한 핵심지역과 강남에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며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은 한 채만 사고, 나머지는 금융자산에 투자하는 트렌드도 지역 쏠림현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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