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에서 초등학생을 살해한 뒤 자해한 교사 명모(40대)씨에 대한 대면조사가 명씨 수술 이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계획범행 정황을 일부 확인했다.
경찰은 명씨가 건강을 회복하면 구체적인 계획성 여부나 동기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로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가해교사(48)씨의 계획 범행에 무게중심을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범행에 무게 중심을 두고 수사하고 있다는 것은 휴대전화나 컴퓨터 등 포렌식 자료에서 어떤 의미 있는 무언가를 확인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프로파일러 5명 등을 투입해 범행 동기와 사전 계획 여부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A씨의 휴대전화, 컴퓨터 자료, 의료기록 등을 분석 중이다. 수사팀은 압수한 휴대전화와 컴퓨터 등에 대해 특정 기한을 두지 않고 기기 내 모든 정보를 취합해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피의자 대면조사가 여전히 불가능한 상태로 체포영장 집행도 예상보다 미뤄질 전망이다.
명씨의 몸 상태는 위중하거나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는 아니지만, ‘좀 더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의사 소견에 따라 대면조사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당일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 경찰에 범행을 직접 자백한 명씨가 수술 후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이유로 대면조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의사 소견에 따라 대면조사가 미뤄지자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전담수사팀은 다른 방법을 이용해 명씨를 상대로 조사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면조사가 늦어짐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과 신상공개 결정 여부도 미뤄질 전망이다. 체포영장 집행 기한은 명씨의 건강 상태가 변수인 점을 고려해 통상 7일이 아닌 30일로 조율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일각에서 명씨의 범행이 ‘우울증으로 인한 계획범죄’라는 의견이 나오는데 이 교수는 앞선 13일 YTN 라디오 ‘이슈앤피플’에 출연한 자리에서 명씨의 성격 문제를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제일 눈여겨보는 건 복직 3일 후 ‘짜증이 났다’고 얘기한 부분”이라며 “결국은 짜증이 나서 이런 일을 벌였다는 걸로 보이는데, 그렇게 보면 우울증보다는 성격적인 문제가 심각하게 있었던 거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이어 ‘아이와 함께 죽을 생각이었다’는 가해자의 진술에 대해서는 “성격 장애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라며 “우울증 환자는 주로 자해 성향을 보이지만 성격 장애 환자는 현실 부적응과 불만으로 이런 표현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 교사가) 다른 교사와 다퉜을 때도 ‘왜 나만 불행하냐’ 이런 말을 했다고 하지 않았냐”며 “그게 반사회적 사고와 상당 부분 관련 있는 말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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