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형 이어 편의점 女알바까지…30대男 “화나서 살해, 화난 이유 몰라”

‘시흥 흉기 살해’ 30대, 검찰 구속 송치 예정

이복형과 편의점 직원을 흉기로 잇따라 살해한 30대 남성이 경찰 조사에서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조만간 이 남성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시흥 흉기 사건 피의자 A씨가 지난 14일 마스크와 검은 모자를 쓴 채 포승줄에 묶여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왼쪽은 편의점 사건 현장. YTN 보도화면 캡처

경기 시흥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구속한 A(35)씨를 오는 20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2일 오후 6시50분쯤 시흥시 주거지에서 함께 살던 의붓형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이를 말리던 모친의 손 부위 등을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약 10분 만에 범행을 마친 뒤 도보 2분 거리의 인근 편의점으로 가 아르바이트 중인 20대 여성 C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도 있다. 당시 편의점 안에 손님 2명이 있었고, A씨의 범행은 불과 4~5분 만에 일어났다.

C씨는 흉기에 찔린 직후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치료 하루 만인 13일 오후 8시50분 끝내 숨졌다.

지난 14일 오후 살인 사건이 발생한 경기 시흥시의 한 편의점 앞에 추모의 글귀가 적힌 쪽지와 국화 꽃다발, 간식 등이 놓여있다. 시흥=연합뉴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55분쯤 길거리를 배회하던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화가 난 이유에 대해선 “왜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다”며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주변인 조사에서 A씨는 B씨와 특별한 갈등을 겪은 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1차 범행 후 찾아간 편의점 역시 그가 평소 다니던 곳이 아니었다. 직원인 C씨와는 일면식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A씨가 며칠간 입원한 후 퇴원했고 퇴원 후 한 달가량 약을 먹다 임의로 단약을 하는 등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가 악화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주로 집 안에 머물렀으며 다른 사람과의 교류도 극히 적은 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