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됐던 극우 정당 속속 제도권 복귀
트럼프 정부 인사들 잇단 지지도 한몫
‘유럽을 다시 위대하게(MEGA·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을 계기로 유럽에도 강경 보수주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경제 위기에 따른 빈부 격차, 이민자 증가 등으로 기성 정치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과거 소외됐던 유럽 극우 정당들이 제도권 정치의 주류에 들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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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탈리아·네덜란드·핀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크로아티아 등지에서 강경 우파 세력이 집권하고 있다. 스웨덴과 프랑스, 영국에서도 극우 정치세력의 영향력이 확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지난해 9월 총선 반이민 정책을 내세워 원내 1당으로 오른 데 이어 현재 연립정부 협상을 주도하고 있다.
기성 정당에 대한 심판이 극우 정당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유럽 경제난이 심화하는 데다 지난 10여년간 밀려든 난민에 대한 반감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이들 정당의 지지 기반도 확장됐다는 것이다. 동시에 세대교체를 통한 이미지 쇄신과 젊은 유권자로 정치적 입지를 확장하려는 노력도 자양분이 됐다.
지난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이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주도하는 극우 포퓰리스트 성향 ‘유럽을 위한 애국자’(PfE)가 전체 720석 가운데 84석,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속한 ‘유럽 보수와 개혁’(ECR)이 78석을 차지해 영향력을 키웠다.
극우 정당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를 기회 삼아 세력 확장을 노리고 있다. PfE는 지난 7∼8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모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구호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인용한 ‘메가’를 강령으로 내세우는 등 세를 과시했다.
특히 23일(현지시간)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는 ‘독일을위한대안(AfD)’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공개 지지를 받으며 ‘제2당’으로 떠오르고 있다. 2021년 총선에서 득표율 10.4%에 그쳤던 AfD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지난 14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AfD에 힘을 실었다. 그는 독일 정치권이 극우 정당과 협력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인 이른바 ‘방화벽’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며 독일 정치권이 AfD를 노골적으로 배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밴스 부통령은 “독일 등 유럽 많은 정부가 극우 정당의 인기를 막기 위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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