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들은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다 아쉽다”고 하지만 사장은 “있는 게 당연한 건 없다”고 말한다. 1923년 창업해 102년을 이어오다 폐업을 앞둔 일본 도쿄 후지야 서점 이야기다. 노포 서점이 경영 악화로 문을 닫는 일이 최근 몇 년 사이 이어지면서 책과 멀어지는 일본의 상황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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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8일 후지야 서점의 폐점을 알리는 공지문을 게시하자 매상이 급증했다. 폐점을 아쉬워하는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도쿄 지유가오카역 인근에 위치한 서점은 현재 사장의 할아버지가 시작해 3대째 이어져 온 오래된 서점이다. 아사히는 “창업 당시 매장은 (1945년) 도쿄대공습으로 불타 현재의 장소로 이전했다”며 “매장 내 가장 좋은 자리에서 아동서 책장을 놓는 등 ‘서점이 문화의 거점’이라는 자부심을 이어왔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가장 많은 팔릴 때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매상이 수년 간 이어지며 더 이상 경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폐점을 결정했다.
전통있는 노포서점의 폐업은 후지야 서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898년 문을 연 니타카도서점이 2023년 영업을 중단했다. 지난해에는 1967년 창업한 오사마서방이 문을 닫았다.
이같은 상황은 서점 뿐만 아니라 공공도서관이 점점 줄어드는 일본의 현재를 보여준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도서관협회, 출판문화산업진흥재단의 지난해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일본 전국 1718개 시정촌(市町村·기초자치단체) 중 15%에 해당하는 256개 정촌에 서점, 공공도서관이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2022년 기준 247곳에서 다소 증가한 수치다. 요미우리는 “2003년 2만880개던 서점수는 2023년 1만918개로 20년 만에 거의 절반 정도로 줄었다”며 “인터넷 서점의 등장, 스마트폰 보급으로 인한 독서 시간 감소 등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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