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섭취하고 복부에 통증을 느끼는 소화불량이 지속되면 중증 질환일 수 있다. 그러나 정밀검사에서도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기능성 소화불량’을 의심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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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한방병원 위장소화내과 정해인 교수는 “위장관 기능 이상으로 나타나는 소화불량의 대표적인 증상은 식후 더부룩함, 조기 포만감, 상복부 통증, 속쓰림”이라며 “기온이 낮아지면 특히 소화불량이 심해질 수 있는데, 자연스럽게 몸을 움츠리게 되고 활동량이 자연스럽게 감소하면서 위장의 운동과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위장관의 운동량은 자율신경에 의해 조절된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위장관 운동이 저하되는 반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 위장관 운동이 활발해진다. 급격한 온도변화와 추위에 대한 지속 노출은 교감신경을 활성화해 위의 활동성을 감소시킨다.
정해인 교수는 “소화불량 증상을 겪는 대다수는 방치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아낸 잘못된 상식을 생활 속에 적응하며 증상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며 “하지만 반복되는 증상의 호전과 악화는 일상과 삶의 질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소화불량의 원인을 식적(식체), 담음(노폐물 축적), 칠정(스트레스), 음허(진액 부족), 양허(양기 부족) 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맞춤형 한약 처방, 침 치료, 뜸 치료 등을 시행한다.
대표적으로 침과 전침(침+미세전류) 치료는 위장관의 운동성 개선에 도움을 주며, 뜸 치료는 복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더부룩함, 통증 등의 증상을 완화해준다. 이외에도 소화기와 밀접한 ‘등 부위’ 혈자리를 자극해 긴장을 풀어주고 소화기 건강 개선을 도모하는 부항치료가 있다.
정해인 교수는 “소화불량이 만성으로 진행되는 데는 과식, 자극적 음식, 과도한 음주와 카페인,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약물 복용, 활동량 감소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본인의 소화불량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증상 완화를 위한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개선을 함께 해나간다면,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화불량 환자를 위한 Q&A
1. 소화불량, 굶으면 도움 된다? : 소화불량이라고 해서 반복적으로 식사를 거르는 것은 오히려 위장 기능을 더 약화시킨다. 만성 소화불량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식사로 소량씩 일정 시간에 먹는 것이 좋다.
2. 양배추, 소화불량 만병통치약이다? : 양배추가 위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 소화불량 환자들이 즐겨 찾는다. 하지만 양배추가 모든 위장장애에 좋은 것은 아니다. 양배추에는 위장의 점막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어 위염이나 위궤양에는 도움이 되지만, 다량의 가스를 유발할 수 있어 더부룩함이 주 증상인 환자에게는 적절치 않다.
3. 속쓰림, 우유로 다스린다? : 속이 쓰릴 때 우유를 찾는 경우가 많다. 우유의 약알칼리성 성분이 위산을 일부 중화해 일시적으로 속이 편해졌다고 느낄 수 있지만 우유 속 단백질 성분을 소화하기 위해 더 많은 위산이 분비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속쓰림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속쓰림에는 우유보다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훨씬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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