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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호황에 기자재업도 순풍?… “인재·기술 매칭 돼야”

입력 : 2025-02-21 00:58:53 수정 : 2025-02-21 00: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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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 기자재업계 절반 영세

K조선, LNG선 분야 세계 1위
2025년도 고부가중심 순항 예상

기계·기구·자재 공급 업체들
단순노무·외국인 근로자 많아
기술 개발·연구 여건도 열악
베트남 등에 일거리 뺏길 수도

‘빅3’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13년 만에 동반 흑자를 기록하는 등 조선업계가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을 맞았지만 이들의 동반산업 격인 조선해양 기자재 분야 전망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들이 지속 제기 중이다. 기자재 분야에 대한 인력 수급과 기술 개발 등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유럽이나 일본, 베트남 등에 일거리를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주를 이룬다.

20일 글로벌 조선·해운 투자금융사 클락슨시큐리티스에 따르면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신조 수요가 2029년까지 최대 126척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LNG선 분야에선 한국이 압도적으로 세계 1위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LNG선 분야 한국의 주요 경쟁국인 중국 견제로 누릴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화오션, 세계 첫 200번째 LNG 운반선 인도 한화오션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레브레사(LEBRETHAH)’호가 시험 운항하는 모습. 한화오션이 건조한 200번째 LNG운반선인 레브레사호는 20일 발주사인 SK해운에 인수됐다. 글로벌 조선사 중에서 LNG운반선을 200척 인도한 곳은 한화오션이 최초다. 한화오션 제공

이런 이유 등으로 고부가·대형선박을 중심으로 한 한국 조선업계의 호황은 올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 선박에 기자재(기계·기구·자재)를 공급하는 업계 상황이 별로 좋지 않은 게 문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 호황 1년 뒤에 통상 기자재 업계도 동반 호황을 누리지만 업계 대부분이 영세 소규모 사업장이며 숙련자가 아닌 단순 노무 근로자나 외국인 근로자가 많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베트남 등 인건비가 싼 나라로 기자재 공장을 옮기는 모습도 일부 있어 향후 걱정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KOMEA)에 따르면 전체 회원사 325곳 중에 절반 이상이 영세 소규모 업체다. 이들이 독자적으로 기술 개발·연구하기에 인력이나 자금 여건 등이 충분치 않다. 그렇기에 대부분이 원청(조선소)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기자재만 제작하는 현실이다. 그나마 소수 중견급 업체에서 기술 개발을 하고 있지만, 이 또한 유럽이나 일본 등에 비해 낮은 수준이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 절감을 위해 근로자부터 외국인으로 바꾸고 있는데, 여기에 기술 개발까지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이라며 “그나마 한국 제품이 시장에서 ‘적당한 가격과 믿을 만한 품질’이라는 신뢰성 때문에 팔리는 것이지, 이 또한 계속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엔 베트남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국가가 선진국으로부터 조선 기자재 기술을 전수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 정부와 기업 또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조선업 호황에 맞춰 기자재 산업 호황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인력 수급과 기술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 관계자는 “원청의 요구에 맞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선 그에 맞는 인력과 기술이 필요하다”며 “또한 그렇게 개발된 기술을 다양한 조건에서 실험해 볼 수 있는 플랫폼(배)이나 제도 지원 등이 아직 국내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전 등을 이유로 기자재 대부분이 육상에서 성능 검증 등을 할 수 있지 해상에선 쉽지 않다. ‘항만법’ 등 각종 규제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KOMERI가 지난해 다목적 해상 실증 선박인 코메리(KOMERI) 1호를 진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선박은 기자재 제품 개발 및 육상성능 검증이 완료됐지만, 선박 적용에 대한 사용 실적(트랙 레코드)이 없어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기자재 기업의 시장 진입 기반을 제공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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