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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익’ 웃은 박대성, ‘낄낄’ 웃은 하늘이 살해 교사…전문가들이 본 심리 상태는 [뉴스+]

, 이슈팀

입력 : 2025-02-20 20:47:53 수정 : 2025-02-20 21: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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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교사 명씨, 응급실서 웃음 보인 것으로 알려져
전문가 “과대망상으로 범행 후 희열 느꼈을 수도”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 가능성… “재판 염두” 분석도
유영철·정남규도 웃음… 박대성 취재진 앞에서 미소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8)양을 무참히 살해한 가해 교사 명모(48)씨가 병원 응급실에서 소리 내 웃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명씨가 실제로 그런 행동을 했다면 망상장애로 인해 살인 후 성취감을 느꼈거나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추후 수사·재판 과정을 유리하게 이끌고, 감형을 받기 위한 계획된 행동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1일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 양의 빈소에 김양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다. 뉴스1

20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명씨는 지난 10일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2층 시청각실에서 김양을 살해한 뒤 자해했고, 119구급대에 의해 한 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검사를 받는 과정에서 소리 내 웃었다. 자해로 인해 피를 많이 흘리고 고통스러운 상황에서, 그것도 김양을 끔찍하게 살해한 후에 웃음을 보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다.

 

지난 14일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김하늘양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있는 모습(왼쪽), 대전 초등생 피살 사건 피의자인 40대 교사가 CCTV에 찍힌 모습. 뉴스1·뉴스 보도화면 캡처

이윤호 동국대 명예교수(경찰행정학)는 웃음의 이유가 명씨의 망상장애에 있을 것이라 분석했다.

 

이 교수는 “살인에 성공한 후 내가 못 하는 게 없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과대망상이 들었을 수 있다”며 “평소 누구든 나를 공격할 것 같은 피해망상이 커지면서 내가 먼저 공격해 자신이 안전해졌다는 안도감에 따른 행동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이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죄의식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랬다는 것”이라며 “그 상황에서 웃을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이라고 보면 소시오패스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는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정신적 문제일 수 있고, 또는 자신의 살인이 그동안 자신에게 적대적이었던 주변 사람들과 학교, 교육계, 대한민국 사회 전체에 영향을 끼쳤다는 희열감을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고 김하늘(7)양의 발인일인 지난 14일 대전 정수원 앞에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뉴시스

그는 “자신이 적대감을 가진 대상들을 직접 죽이는 것이 불가능하니까 자신보다 약한 하늘양을 희생양 삼아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런 전대미문의 사건을 일으킴으로써 그 사람들에게 충격을 줬다는 만족감의 발로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오 교수는 “한 가지 다른 가능성은 자신의 정신이 이상하다는 점을 일부러 드러내 향후 재판에서 유리하게 활용하려고 밑밥을 까는 행동일 수 있다”며 “향후 수사 과정에서 이 사람의 심리 상태를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명호 단국대 교수(심리학)는 우선 명씨가 우울증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니라는 걸 이 행동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울하면 무기력해지고, 행동이 수동적이게 되며 조용해진다”며 “정말 우울증이 있다면 범행 후에 이렇게 웃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범행 후 웃는 듯한 박대성의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YTN 보도화면 캡처

그는 “살인이라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는데 웃을 수 있다는 건 심한 망상 아니면 조심스럽지만,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심각한 망상에 빠져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현실 검증력이 없다는 걸 당시 웃음을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고 했다.

 

명씨처럼 살인자들이 살인 후 웃음을 보였던 과거 사례는 많았다. 희대의 연쇄살인마 유영철과 정남규가 대표적이며 최근에는 지난해 9월 전남 순천에서 여고생을 길거리에서 무참히 살해한 박대성이 그랬다. 박대성을 경찰에 신고하는 행인의 통화 녹취록에는 당시 그의 장난스러운 목소리와 웃음소리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가 범행 후 웃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잡혔고, 이후 취재진 앞에서도 미소를 띤 모습이 포착돼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경찰청 전담수사팀은 명씨가 범행 전 인터넷에서 범행도구를 물색하고 과거 살인사건 기사를 검색했던 것으로 보아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재 명씨는 수술을 받고 중환자실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산소마스크를 끼고 있어 대화가 힘든 상황이라 대면조사 등 본격적인 경찰 수사가 미뤄지고 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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