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 작년 2월 김영선에 전화
장관 자리 제안 김상민 도우라 해
김영선 배신감에 분노” 주장도
金, 통화 당일에 의창 출마 포기
檢 “총선 전 김여사·金 11번 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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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현역이던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전화해 “김상민 검사의 당선을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 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는 의혹이 20일 제기됐다. 김 여사가 공천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주장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김 여사가 지난해 2월18일쯤 텔레그램으로 김 전 의원과 김해 출마 문제를 논의한 뒤, 김포공항에 도착한 김 전 의원에게 전화해 이같이 말했다고 이날 주장했다. 이 연락을 받은 김 전 의원은 크게 분노하며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지난 대선 때 내가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도왔는데. 자기 사람 공천 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거기에 더해 나보고 그 사람을 도우라고 하다니. 나는 밸(가치)도 없나”라고 말했다고 남 변호사는 덧붙였다.
명씨 측은 “김 여사와의 통화 증거는 황금폰에 있다”며 “김 여사가 나와 통화하기 전에 김 전 의원과 비슷한 내용으로 통화했다고 김 여사 및 김 전 의원 양쪽 모두에게 들었다”고 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지난해 3월1일 칠불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천하람 의원, 명씨와 회동을 갖고 본인의 휴대전화 통화기록과 텔레그램을 보여주며 이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지형 차장검사)은 지난해 22대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와 김 전 의원이 여러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을 확보해 수사 중이다.
뉴스타파가 전날 공개한 지난해 11월10일자 창원지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해 2월18일부터 3월1일까지 김 전 의원과 통화와 문자를 11회 주고받았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김 검사의 당선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지목된 날짜인 2월18일에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총 3차례 전화를 건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는 오후 5시2분에 6초와 11분9초, 같은 날 오후 8시24분에 1분38초 동안 이어졌다. 김 전 의원은 당일 밤 의창 출마를 포기하고 김해 갑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앞서 명씨 측은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상민 검사 조국 수사 때 정말 고생 많이 했다”며 “의창구 국회의원 되게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다는 통화 복기록을 공개했다. 김 전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장이던 2023년 12월 사직서를 내고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 신분으로 의창 선거구에 도전장을 냈으나 공천에서 배제됐다.
명씨 측은 또 “김 전 의원은 휴대전화에 김 여사, 국민의힘 윤재옥 당시 원내대표·이철규 의원, 장동혁 의원과의 녹취 파일이 저장돼 있다고 밝혔다”며 김 전 의원과 이 의원 간 통화를 명씨도 옆에서 직접 들었다고 했다. 남 변호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윤재옥·이철규·장동혁 의원은 구명 활동의 대상이었던 것이냐’는 질문에 “그랬던 걸로 보인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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