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계엄 국무회의 흠결
참석 국무위원 중 찬성 없어”
尹 “홍장원 메모는 탄핵 공작
홍, 나와 통화 체포 지시로 엮어
주요 인물 동향 파악 시도 잘못”
석동현 “尹, 빨리 직무 복귀해
통합 힘으로 나라 이끌 것 밝혀”
첫 형사재판 13분 만에 종료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절차를 25일 최종변론을 끝으로 마무리짓기로 했다. 과거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최후변론 후 선고까지 2주 가량 걸린 점을 감안하면 3월 중순 선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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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20일 윤 태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을 마치면서 “다음 기일은 25일 오후 2시”라면서 “양측 대리인의 종합 변론과 당사자의 최종 의견 진술을 듣겠다”고 예고했다. 윤 대통령 측과 국회 측 모두 이 결정에 별다른 이견을 제시하지 않았다.
헌재는 25일 증거조사를 한 뒤 국회와 윤 대통령 대리인단에 2시간씩 최종 의견을 밝힐 시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최종 변론이 끝나면 소추위원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각각 최종 의견진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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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에 따르면 최후변론까지 마치면 재판관 평의를 통해 탄핵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주심 재판관의 검토 내용에 대해 표결을 통해 평결한다. 평결과 결정문 초안 작성, 보완 등에 시일이 걸리므로 변론 종결부터 선고까지 2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3월11일 선고가 이뤄질 수도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변론종결 후 14일, 박근혜 전대통령은 11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헌재는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을 불러 증인 신문을 했다.
한 총리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를 두고 “실체적·형식적 흠결이 있다”며 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 중 계엄 선포에 찬성한 사람이 없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국무회의에서 계엄 선포에 찬성하는 사람도 있었다’는 증언과 관련해선 “제 기억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연달아 탄핵소추된 뒤 공식 석상에서 처음 만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 총리가 심판정에 들어서기 전 윤 대통령이 퇴정하면서 대면이 불발됐다. 윤 대통령은 홍 전 차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시작되기 전 피청구인석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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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지호 경찰청장이 차례대로 증언대에 섰다. 5차 변론 때도 증인으로 출석했던 홍 전 차장은 이날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 실물을 들고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 메모에 대해 “(홍 전 차장이) 저와 통화한 걸 갖고 대통령의 체포 지시라고 연결을 해서 내란과 탄핵 공작을 했다는 게 문제”라고 강조했다. 12·3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등 주요 인물들에 대한 위치 추적을 시도한 일에 대해선 “정말 불필요하고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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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 사유(혈액암 투병)로 증인 채택 세 번째 만에 출석한 조 청장 신문에선 국회 봉쇄 지시 등에 관한 질문이 집중됐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탄핵 반대 집회에서 “윤 대통령이 ‘빨리 직무 복귀를 해서 세대 통합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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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차 공판준비기일은 윤 대통령 측이 “기록을 확인하지 못해 공소사실 인정 여부 등을 밝히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13분 만에 끝났다. 검찰은 준비된 서면증거가 7만쪽에 달한다며 재판을 주 2∼3회 열어 신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어 같은 재판부가 연 구속취소 심문에서 윤 대통령의 구속기간 논란을 언급하면서 “일단 구속을 취소하고 불구속 재판을 진행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과 기소가 모두 적법하다고 반박했다. 이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 달 24일 열린다. 법원은 이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취소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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