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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새 관세 도입으로 美 소득세 폐지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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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1 16:50:38 수정 : 2025-02-21 17: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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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신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은 소득세를 폐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성장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시장에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설하는 모습.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워싱턴 에서 열린 공화당 주지사협회 만찬 행사에서 “관세로 많은 돈이 들어올 것이라고들 한다”며 “소득세 시스템을 보유할 필요가 없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와 자동차·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공언한 가운데, 연간 한 나라의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를 통해 최소 600억 달러(약 86조원)를 거둬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주의 무역을 추구했던 윌리엄 매킨리 전 대통령(1897∼1901년 재임)을 거론하며 “매킨리는 ‘관세 사나이’였으며, 그는 다른 나라가 들어와서 약탈하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믿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통해 멕시코에서 생산한 물건을 무관세로 대미 수출을 해온 제3국 기업들에 경고하는 메시지도 냈다.

 

트럼프는 “그들은 우리의 디트로이트(미국의 자동차 생산 중심지)를 죽이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반대 상황이 됐다”고 했다. 이는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 등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발언이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수출 선적부두 인근 야적장에 완성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해 다시 한번 ‘51번째 주(州)’ 발언을 했다. 그는 “캐나다는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목재, 석유, 가스 등에 대해 관세를 내야 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의 51번째 주(州)가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그린란드를 지켜보고 있으며, 파나마 운하를 반환 받아야 한다”고 재차 밝혔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흑인 역사의 달(2월)’ 리셉션에서 농담조로 “내가 다시 출마해야 하나”라며 “논쟁이 있다”고 말했다. 헌법 개정을 요하는 대통령직 3선 도전에 대해 또 한차례 미묘한 언급을 한 셈이다.

 

하지만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관세를 포함한 강경한 무역정책으로 성장이 저해되면서 주식시장에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무역전쟁과 보편관세가 미국 성장세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최근 몇 주간 주식시장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21일 보도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는 침체하지만 물가가 상승하는 최악의 상황이다. 1970년대에 미국경제에 나타난 적이 있고, 지난 50년간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주기적으로 제기됐으나 실제 나타나지는 않았다.

미국 뉴욕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잭 매킨타이어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융통화정책 운용을 제한하는 가운데 소비자 수요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관세정책 등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 이슈가 다시 등장했다”며 “이제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시나리오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은 이어지고 있다. 1월 소비자 물가는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해 연율 3%를 기록했다.

 

이노베이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팀 어바노비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금 인플레이션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반이 있는 데다 관세가 소비자에 전가되면 기업 수익에 부담을 주어 경제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지난 18일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 중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의 비율이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현재 약 3%대인 근원물가 상승률이 1970년대의 7%와 비교할 때 훨씬 낮다. 에버코어 ISI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새로운 경제 지표가 나올 때마다 장기 인플레이션 전망이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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