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퇴임 후 전남 여수시 법원으로 복귀해 ‘시골 판사’로 불리던 박보영 원로법관이 법원을 떠났다.
박 원로법관은 21일 여수시법원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설범식 광주고법원장, 장용기 광주지법원장, 박남천 광주지법 순천지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퇴임식을 가졌다.
박 원로법관은 “법원에서의 마지막을 국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재판하면서 재판부와 당사자 간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코로나 등으로 어려운 시기에 자영업자, 중소기업가들이 생활법률을 잘 모르거나 계약 관계를 문서로 남기지 않아 송사에 연루되는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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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수시법원에서 열악한 근무환경에서도 사명감을 갖고 민원인들에게 성의를 다해 일하는 직원들을 가까이 보고 그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 알게 됐다”며 “이제 법원 밖에서 사법부가 국민을 위한 법치주의의 최후의 보루로서 신뢰받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작은 노력을 덧붙이겠다”고 말했다.
한양대 법대를 졸업한 박 원로법관은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87년 3월 법관으로 임용됐다. 광주지법 부장판사,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뒤 2004년 2월 법원을 떠나 변호사 길을 걸으며 2011년 한국여성변호사회 제6대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12년 대법관으로 임명돼 2018년 1월 임기를 마치고 그해 9월부터 6년 6개월 동안 광주지법 순천지원 여수시법원 원로법관으로 활동했다. 최고위급 판사 출신이 소송가액 3000만원 미만 소액사건을 주로 다루는 시군 법원 판사로 임명된 첫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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