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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지나도 머릿속엔"…참사 수습한 과학수사관의 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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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3 09:51:35 수정 : 2025-02-23 09: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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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PTSD 치유·예방 나서…인력 확충·처우 개선 추진

"여러 살인과 변사 사건을 처리해봤지만, 이번처럼 참혹한 것은 처음이었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 투입된 15년 경력의 과학수사관 A씨는 최근 경찰청이 연 '심리역량 강화 워크숍'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A씨는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도 현장의 장면들이 머릿속을 맴돌며 잊히지 않았다"며 "이런 게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인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23일 경찰청에 따르면 12·29 제주항공 참사에 투입된 과학수사관은 373명이다.

이들은 희생자 179명의 시신 수습에 나섰고, 1천점이 넘는 시신 조각을 수습해 신체를 맞추는 재구성 절차 등에 참여했다.

수습된 시신의 대부분이 훼손 상태가 심했지만, 신원 확인은 68시간 만에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됐다.

일부 과학수사관은 약 2개월이 지난 지금도 사고 현장을 잊지 못하고 있다.

평소에도 과학수사관은 토막·부패 시신 등에 대한 잦은 노출로 PTSD에 취약한 편이다. 과학수사관 중 22%가 PTSD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찰청은 참사에 투입된 과학수사관 전원에 대한 긴급심리지원에 나섰다.

전문 상담사가 소속 관서를 찾아 일대일 상담을 하는 등 PTSD 예방을 지원한다.

아울러 제주에서 워크숍을 열어 '심신 힐링 프로그램'도 이어가고 있다.

과학수사관의 격무를 덜어주기 위해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청 제공

간호사·임상병리사 등 자격을 갖춘 검시조사관들은 연평균 5만여건의 변사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1명당 처리하는 변사 사건은 연평균 184건이다.

이번 참사에도 검시조사관 64명이 투입돼 시신을 수습했다.

경찰청은 검시조사관 인력을 40명 확충하고, 검시 차량을 16대 늘려 처우와 업무 여건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과학수사관은 1천800여명이다. 검시조사관, 프로파일러, 법곤충연구사, 체취증거견 운용관, 지문감정관, 폴리그래프검사관 등을 과학수사관으로 일컫는다.

이들이 현장감식. 화재감식, 혈흔 형태분석, 지문 감정 등을 도맡는다.

박우현 과학수사심의관은 "과학수사관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 어디쯤 늘 함께하고 있다"며 묵묵히 일하는 과학수사관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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