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없거나 미정’ 6.6%P 늘어 61%
4대 은행도 신규 채용 축소 추세
올해 상반기 대기업 채용시장이 얼어붙었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대기업 10곳 중 6곳은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은행들도 영업점이 줄면서 최근 몇 년간 신규 채용 규모를 줄이거나 동결하고 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좋은 일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셈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이달 4∼13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26개사 중 61.1가 올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미정이라고 답한 기업이 41.3, 아예 없는 기업은 19.8였다. 지난해 상반기 조사 때보다 각각 3.9포인트, 2.7포인트 늘었다.

채용 계획이 있어도 지난해보다 규모를 줄이려는 기업(28.6)이 늘리려는 기업(12.2)보다 많았다.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기업은 59.2였다.
업황 부진이 심각한 업종일수록 채용 한파가 심했다.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66.7), 식료품(63.7) 순으로 채용 계획이 미정이거나 없는 기업의 비중이 컸다.
신규 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는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1.5)이 가장 많이 꼽혔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 부진(11.8), 고용 경직성으로 인해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조정 어려움(8.8)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더해 수시 채용·중고 신입 선호 현상이 확대돼 취업준비생의 어려움이 가중될 전망이다. 기업들은 상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에 대해 수시 채용 확대(19.9), 중고 신입 선호 심화(17.5), 조직문화 적합성 검증 강화(15.9), 경력직 채용 강화(14.3), 인공지능 활용 증가(13.5) 등을 꼽았다.
취준생이 선호하는 주요 시중은행도 영업점 축소와 업무 디지털화의 영향으로 신규 채용 규모를 점차 축소하는 추세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신한)의 연간 채용 규모는 2023년 1880명에서 지난해 1320명으로 약 30%(560명) 줄었다.

KB국민은행은 2023년 상·하반기 총 420명을 선출했지만 지난해에는 300명만 채용했다. 2022년(600명)에 비하면 절반으로 떨어졌다. 신한은행도 △2022년 650명 △2023년 500명 △2024년 230명으로 채용 인원이 급감했다. 두 은행은 아직 상반기 채용공고를 내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상반기에 지난해와 비슷한 190명을 채용한다. 지난해엔 상반기 180명, 하반기 210명 등 총 390명을 뽑았다. 2023년(500명) 대비 22%(110명) 줄어든 규모였다.
하나은행도 지난해와 비슷하게 150명의 신입 행원을 뽑는다. 지난해엔 상반기 150명, 하반기 250명을 뽑아 2023년보다 13%(60명) 적게 채용했다.
NH농협은행은 이례적으로 채용 인원이 2023년 650명에서 지난해 1145명으로 대폭 늘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채용을 지난해 하반기에 조기 실시했다”며 “상반기에 추가 채용이 이뤄질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채용 감소는 은행권의 영업점 축소와 무관하지 않다. 농협은행까지 포함한 5대 시중은행 영업점 수는 2023년 말 3927개에서 이달 초 3790개로 약 1년 사이 137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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