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 공포에 주민들 폭염 속 노숙생활
91시간 만에 63세 여성 구조 ‘기적’
AI 분석 “건물 510채 80% 이상 파괴”
미얀마 만달레이에서 규모 7.7 강진이 발생한 지 닷새 만인 1일(현지시간) 사망자 수가 3000명에 육박했다. 여진에 대한 공포로 대다수 주민과 부상자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노숙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3월28일 발생한 강진으로 인한 미얀마 사망자가 2719명으로 늘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는 부상자와 실종자가 각각 4521명, 441명이며 사망자는 3000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필사적인 수색·구조 작업으로 기적과 같은 소식도 전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얀마 수도 네피도의 소방당국은 이날 63세 여성을 매몰된 지 91시간 만에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부상을 입은 시민들은 계속된 여진으로 병원 야외 주차장 등에서 침상에 누워 치료를 받고 있다. 만달레이 종합병원의 한 의사는 “이곳은 모두에게 매우, 매우 불완전한 상태”라면서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병원에서는 집중 치료가 필요한 소수 환자와 그들을 돌보는 의사들만 위험을 무릅쓰고 병실에 남아 있다. 시민들도 길 한가운데나 학교 운동장 등지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위성에 탑재된 장거리 카메라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달레이 피해 지역을 분석한 결과, 515개 건물이 80∼100% 파괴됐으며, 20∼80% 손상된 건물은 1524개로 나타났다.
한편 미얀마 강진 영향권에 들었던 태국 방콕에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끊어진 고층빌딩 구름다리를 뛰어넘는 한 한국인 남성이 현지 매체에 소개됐다. 태국 타이라스TV에 따르면 태국인 아내, 돌을 갓 지난 딸과 태국에 거주하며 개인사업을 하는 권영준(38)씨는 당시 방콕 도심 초고층 콘도미니엄 단지 내 한 동에 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운동하던 중 지진을 만났다. 권씨는 가족이 있는 건너편 건물로 가기 위해 부서져 내리는 52층 구름다리를 점프하듯 뛰어 건넜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리를 건너간 후에 ‘쿵’하는 소리가 크게 났지만, 나는 계속 달려서 가족에게 가야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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