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밖 산 정상 등산객 포착도
삼성·애플 맞먹는 ‘빠릿한 속도’
스펙 일부는 갤S25 울트라 앞서
대화형 AI, 복합 명령 한계 노출
과한 카툭튀·가성비 이미지 약점
‘외산폰 무덤’ 韓서 통할지 주목

지난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MWC 2025’의 최대 화제작은 단연 샤오미의 최신 스마트폰 ‘샤오미 15 울트라’였다. 후면의 40%를 차지하는 카메라섬이 사람들의 발길을 멈춰 세웠고, 삼성전자·애플의 최상위 기종보다 비싼 글로벌 출시 가격 1499유로(약 228만원)가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독보적인 카메라 성능
샤오미 15 울트라를 국내 출시일인 지난달 25일 입수해 1일까지 일주일간 사용해봤다. 결론은 의심할 여지 없는 ‘괴물 카메라’라는 것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임에도 디지털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샤오미 15 울트라에는 독일의 하이엔드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협업한 쿼드 카메라 시스템이 탑재됐다. 촬영 결과 인물, 풍경부터 초접사, 초망원까지 만족스러운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화창한 맑은 날 120배 줌을 사용해 3.4㎞ 떨어진 거리에서 경기 양주시 사패산 정상(고도 551m)을 찍어봤다. 정상에 올라 휴식을 취하고 있는 등산객들이 보였다. 인물 형체가 선명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육안으론 경계도 흐릿한 정상에 있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포착되는 것만으로도 인상 깊었다.
기본 카메라에서 제공되는 라이카 어센틱(따뜻한 색감), 라이카 비브란트(생동감 있는 색감) 모드는 사진에 깊이를 더해줬다. 라이카의 특장점인 필름 카메라 색감을 스마트폰에서도 느끼게 된 것이다.

◆삼성·애플 맞먹는 동작 속도
샤오미 15 울트라는 빠릿빠릿한 동작 속도를 보여줬다. 퀄컴의 최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AP)인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탑재돼 앱을 켜거나 복잡한 작업을 수행해도 지연 없이 구동됐다. 120㎐ 가변 주사율로 화면 전환도 부드러웠다. 삼성전자, 애플의 최상위 모델과 비교해 전혀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원신’ 등 고사양 게임을 1시간 이상 최고 그래픽으로 플레이해도 끊김없이 돌아갔다. 게이밍 모드가 아닌 균형 모드에서도 초당 프레임 수가 꾸준히 60 이상 나왔다. 발열도 크게 느낄 수 없었다.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같은 AP 기반임에도 갤럭시 S25 울트라 쪽이 체감상 미묘하게 우세했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갤럭시 맞춤형’ 스냅드래곤 8 엘리트가 적용된 점, 운영체제 최적화(OS) 등에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성능을 확인하는 전자기기 벤치마크 점수 플랫폼 ‘긱벤치6’ 테스트에서도 점수 차가 있었다. 샤오미 15 울트라는 코어 1개(싱글코어) 점수가 2860점, 코어를 여러 개 사용하는 멀티코어 점수가 8886점이었다. 갤럭시 S25 울트라는 대게 싱글코어 3000점, 멀티코어 9700점 내외를 기록한다.

◆구글 AI 탑재했지만 제한적 연동
샤오미 15 울트라도 구글의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지원한다. 갤럭시 S25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버튼 하나로 구글 제미나이를 호출해 대화형 지시를 내릴 수 있고, 화면에 원을 그려 검색하는 서클 투 서치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대화형 지시의 핵심인 ‘복합 명령’에선 한계를 보였다. 한 번의 명령으로 넘나들 수 있는 앱의 수가 제한됐거나 아직 연동이 완전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 토트넘 경기 일정을 캘린더에 추가해줘’라고 말하면 구글 검색부터 캘린더 일정 작성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토트넘 경기 일정을 이동수에게 문자로 보내줘’도 그대로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토트넘 경기 일정을 캘린더에 추가하고 ○○○에게 문자로도 보내줘’라고 지시하면 캘린더 추가 명령은 건너뛰고 문자만 보냈다. 수차례 반복해도 결과는 그대로였다.
샤오미 기본 앱과의 연동도 불투명했다. 토트넘 경기 일정을 캘린더에 표시하는 명령은 검색부터 추가까지 모두 구글 앱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샤오미 달력 앱인 ‘미 캘린더’에는 수차례 시도해도 일정을 추가할 수 없었다.
사진 내 피사체를 선택해 지울 수 있는 AI 지우개 기능은 삼성·애플 최상위 모델과 비슷한 성능을 보였다. 초점 거리가 일정하게 찍힌 사진은 수정 흔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변환했다. 다만 사진 속 인물을 지우면 사진의 전체적인 밝기가 낮아지는 현상이 생겼다.

◆삼성에 도전장… 사용성 개선은 숙제
샤오미는 지난달 25일 한국에 샤오미 15 울트라를 정식 발매하며 한국 출시가를 169만9000원(메모리 16GB+512GB 기준)까지 낮췄다. 갤럭시 S25 울트라의 국내 출시가(169만8400원, 메모리 12GB+256GB 기준)에 맞춘 느낌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아닌 프리미엄 기술력도 밀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삼성 안방’을 공략하겠다는 뚜렷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실제 스펙은 갤럭시 S25 울트라를 뛰어넘는 요소를 다수 발견할 수 있다. 배터리도 갤럭시 S25 울트라(5000㎃h)보다 큰 5410㎃h이다. 충전 속도는 갤럭시 S25 울트라가 유선 45W, 무선 15W인 반면 샤오미 15 울트라는 90W, 무선 80W로 훨씬 빠르다. 디스플레이 최대 밝기도 샤오미 15 울트라가 600니트(1니트는 촛불 한 개 밝기) 높다.
다만 ‘사용성’ 측면에서 국내 소비자에게 얼마나 어필할지는 미지수다. 카메라섬이 워낙 크다 보니 무게중심이 쏠려있어 그립감을 해치고, 카메라섬 돌출도 과해서 바닥에 내려놓고 쓰기 힘들 정도였다. 브랜드 이미지가 가성비로 자리 잡은 만큼 당장 170만원에 달하는 ‘샤오미 폰’을 선뜻 사기엔 망설여지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서 통한 전략…한국은?
샤오미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프리미엄을 동시에 내세우며 공격적인 점유율 높이기에 나섰다. 이 전략은 옆 나라 일본에선 어느 정도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출하량 기준 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전년 점유율은 집계도 어려운 1% 미만이었는데, 1년 새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일본 시장에서 샤오미는 삼성전자, 소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삼성전자와 소니 모두 같은 기간 점유율이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떨어지면서 6%가 돼 샤오미와 동률을 이뤄서다. 일본 시장에 3사보다 점유율이 높은 업체는 애플(49%), 샤프(9%), 구글(8%)이 있다.
업계에선 일본의 경기 침체와 샤오미의 가성비가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을 내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일본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싸지 않은 스마트폰을 선호하면서 샤오미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스마트폰 유통 구조도 샤오미의 전략과 맞아떨어진다. 한국은 통신사 중심의 단말기 판매 시장이 발달한 반면, 일본은 자급제로 기기를 구입하는 시장 구조가 형성돼 있다. 온라인 중심으로 판매하는 샤오미로선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진입 장벽을 넘을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는 점유율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달 말 일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고, 5일엔 엔 2호 매장을 낼 계획이다.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샤오미는 한국에서도 5월에 서울 여의도 IFC몰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시장 공략 거점을 마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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