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침공 저지’ 美 국방지침 항의
中 “항구·에너지 모의 타격” 도발
美·日 등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
푸틴 “시진핑은 전승절 주요 손님”
5월 習 방러 앞서 中·러 협력 강조
미국이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를 최우선 전략 과제로 삼는 새 국방 지침을 발표한 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전방위 무력시위를 이어갔고, 미국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중국군 동부전구는 2일 ‘해협 레이팅(雷霆·천둥)-2025A’ 훈련을 대만해협 중·남부 해역에서 이틀 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스이(施毅)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날 “1∼2일 동부전구는 합동 훈련의 각 임무를 원만히 완료했고 부대의 일체화 합동 작전 능력을 전면적으로 검증했다”며 “전구 부대는 시시각각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면서 훈련과 전투 준비를 지속 강화해 모든 ‘대만 독립’ 분열 행동을 단호히 꺾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에는 동중국해에서 장거리 실탄 사격 훈련도 진행됐으며 중국군은 “중요 항구와 에너지 설비에 대한 모의 타격이 정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전날부터 시작된 이 훈련은 육·해·공군과 로켓군, 해경까지 동원해 대만을 사방에서 압박하는 형태로 전개됐다.
대만 국방부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집계된 중국군 군용기(전투기·폭격기·지원기·헬기)의 대만 주변 출격 횟수는 76회로,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대만 동·서·남·북부 공역에 37회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군함은 15척 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H-6K 폭격기가 초음속 대함 탄도미사일 YJ-21을 탑재해 출격했다고 전하며 “대만은 현재의 공군 체계로는 이에 대응할 수 없다”는 자국 전문가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중국군의 대만 포위 훈련은 지난해 10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의 건국기념일(쌍십절) 연설에 대응해 진행된 ‘리젠(利劍)-2024B’ 훈련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라이 총통은 지난달 대만 안보의 5대 위협과 17개 대응 전략을 발표하면서 중국을 ‘침투 세력’으로 규정하고, 대만 내 간첩 색출과 양안 교류 제한, 여행 금지 등을 예고했다. 이에 중국은 해당 전략을 ‘녹색 테러 17조’라 부르며 강한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은 중국이 무력·강압을 통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중요시한다”며 “무력이나 강압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9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국방부 내부 지침을 통해 “중국의 대만 침공 저지와 미 본토 방어를 최우선 전략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으며, 이 같은 방침이 동맹국들과의 협의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5월 러시아 전승절 방문 일정을 공식화하며 전략적 연대를 과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크레믈궁에서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시 주석은 우리의 주요 손님이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과 유엔, 브릭스(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 등 국제기구 내 협력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러 협력은 제3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외부 간섭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5월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 후 9월에는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전쟁 승전 기념행사에 푸틴 대통령을 초청한 상태다. 중·러 양국이 역사적 기념일을 고리로 정상 간 왕래를 확대하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맞서 양자 협력의 메시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무력시위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미·중 모두 타협보다는 힘의 우위를 통해 주도권을 잡으려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신보(吳心伯) 푸단대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은 중국 경제가 어렵다고 보고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중국이 쉽게 양보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무력시위와 외교적 대립이 당분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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