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제적 분류 370명 등록 결정
전국 의대생 전원 대학 복귀 수순
의대협, 수업 거부 참여설문 공유
“수업 참여 3.9%뿐… 투쟁 계속돼”
‘전공의 블랙리스트’ 판박이 행태에
타과생 “제적 피하고 또 투쟁 눈총”
전국 의대 40곳 학생 대부분이 결국 학교 등록을 마쳤다. 유일하게 등록금 납부를 거부해오던 인제대 의대생들이 입장을 선회하면서다. 다만 등록을 마친 의대생들이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이른바 ‘수업 거부 투쟁’을 이어가고 있고, 상당수 의대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부에선 ‘감귤’(수업 참여 의대생을 일컫는 은어)을 색출하려는 시도마저 보인다. 의대가 있는 대학 타과생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투쟁에 동참해 중간고사 늦춰보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제대 의대생 지도부는 전날 회의를 거쳐 대학에 복귀하기로 결정하고 이날부터 등록 절차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전날 의대생 복귀율이 96.9%라 밝혔는데, 의대 39곳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인제대 의대생 370명(74.6%)이 등록하지 않아 ‘제적 예정자’로 분류된 상태였다. 인제대 복귀로 최종 복귀율이 올라갈 예정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내부 공지를 통해 “협회의 방향성은 투쟁으로 수렴됐다”며 의대 15곳 ‘수업 거부 투쟁’ 참여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의대생들의 ‘등록’이 ‘투쟁 종료’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설문에 응답한 의대 15곳 6571명 중 ‘투쟁 미참여’라고 응답한 인원은 모두 254명(3.87%)이었다.
의대협은 “각 학교에서는 대의원의 안내를 잘 따라주길 바란다”며 “전원 복귀라는 기사가 많았지만, 결국 어디에도 학생들이 가득 찬 교실 사진은 보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대규모 제적 현실화 우려에 ‘미등록’ 단일대오가 무너졌던 터라 ‘수업 거부’를 이어가기 위한 내부 단속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의대생 사이에선 온라인 수업을 듣는지, 안 듣는지 서로 감시하는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 수도권 의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온라인 수업 듣는 본3(본과 3학년)·본4(본과 4학년) 선배님들은 유급도 무서우신가요?”란 글이 올라왔고, 여기엔 “듣는 사람 누구?”, “투쟁 자체를 포기한 사람도 있다”, “지금 (투쟁을) 포기하는 건 지능 문제”라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경찰 수사로 이어진 지난해 ‘복귀 전공의 블랙리스트’ 사태와 별반 다를 게 없는 상호 감시·조리돌림 행태가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블랙리스트 등을 통해 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동료 신상을 공개한 의사 면허를 1년간 정지하도록 하는 의료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인의 기본권을 시행령으로 제한하는 만행”이라고 규탄했다. 교육부는 지난달 31일 40개 의대에 ‘의대 학생 보호·신고 센터 안내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 학생들 간 학습권 침해 사례를 인지할 경우 엄정 조치해줄 것을 당부했다.
의대가 있는 대학 타과생들 사이에선 의대생의 ‘수업거부’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등록 연장·별도 수강신청 등 특혜를 받아 제적을 피해놓고는 수업을 안 들어 ‘투쟁’을 이어가는 게 사실상 ‘탕핑’(드러눕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 커뮤니티에는 “우리도 의대생 지지하면 안 될까. 다같이 휴학 단일대오 유지해서 중간고사 연기시키자”, “(의대생들은) 소신껏 학교 다녀라, 헬리콥터 키드(부모의 과한 보호를 받은 성인 자녀)들아” 등 비판적인 글이 올라오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