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 더 이상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 결혼관과 결혼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10년 넘게 결혼 시장의 변화를 지켜본 박수경 듀오 대표는 “남자는 능력, 여자는 외모 같은 속설은 이미 옛말”이라며 “청년들의 결혼관 변화에 따라 이상형의 기준과 결혼에 대한 기대 역시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말한다.
요즘 2040은 어떤 기준으로 배우자를 선택하고 있고, 결혼정보회사와 일반 소개팅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자녀 결혼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는 어떤 조언을 할 수 있을지 ‘결혼 전문가’ 박 대표를 10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결혼, 이제 하나의 선택지…“‘잘하는 결혼’이 중요”
박 대표는 “결혼이 하나의 선택지가 되면서, 결혼을 결심한 사람들에게는 ‘잘하는 결혼’이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배우자를 찾는 것이 아니라 결혼 후의 삶까지 고려하며 신중하게 상대를 선택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듀오가 매년 발표하는 이상적 배우자상을 보면 희망하는 배우자의 신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소득과 자산에 대한 기대치도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외모, 직업, 경제력, 학력, 집안, 성격까지 모두 만족하는 ‘완벽한’ 배우자를 원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남녀 모두 경제력을 중요하게 여기며, 외모에 대한 기대치 또한 높아졌다.
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더욱 강조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은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 경제력을 우선시하는 남성도 있고, 외모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성이 있는 등 선택 기준이 점점 개인화되고 있는 것이다.

‘잘하는 결혼’을 위해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이들도 많아졌다. 듀오의 성혼 회원 데이터를 보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성 36.9세, 여성 33.9세로 나타났다.
평균 연소득은 남성 7000만원, 여성 450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평균값으로, 듀오 회원은 전문직 종사자가 많아 일반적인 평균 연봉보다 다소 높은 편이다.
박 대표는 “결혼정보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정보의 신뢰성’이다. 상대의 가정환경, 직업, 재산 등 중요한 정보를 사전에 확인할 수 있어 보다 신중한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소개팅은 친한 사람의 추천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고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며 “결혼정보회사와 소개팅을 병행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로의 차이 인정, 조율할 수 있는지가 결혼 생활의 성공 좌우
다만 박 대표는 결혼은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박 대표는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정적 요건보다 마음가짐”이라며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결혼은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과정”이라며 “생활 습관과 가치관이 나와 잘 맞는지, 양보와 조율이 가능한지를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조율할 수 있는지가 결혼 생활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덧붙였다.
자녀의 결혼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박 대표는 “결혼은 당사자의 문제”라며 “부모가 강요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자녀가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녀의 결혼관·가치관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중 하나”라며 “나 자신을 돌아보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경 듀오정보㈜ 대표이사 약력]
△서울대 가정관리학과 졸업 △서울대 소비자학 석·박사 학위 취득 △서울대 생활과학연구소 연구원 △아모레퍼시픽 고객전략담당 상무 역임 △듀오정보㈜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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