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부족 국힘, 尹 변수... 도전자 10명 넘을 듯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함에 따라 60일 이내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60일을 꽉 채운 오는 6월3일이 대선일로 유력 거론된다.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파면 후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르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헌재 선고 후 10일 이내에 선거일을 공고하도록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대선일은 권한대행이 5월24일부터 6월3일 사이에서 정할 수 있다.
이날 헌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 행위에 해당한다”며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한다.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밝혔다.
헌재가 파면 주문을 선고함과 동시에 윤 대통령은 ‘자연인 윤석열’로 돌아갔다. 대통령 궐위가 발생하면서 조기 대선도 확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19대 대선은 헌재 선고 후 60일 뒤에 열렸다.
각 당은 선거 23일 전에 후보를 선관위에 등록해야 한다. 대선에 출마하려는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일 30일 전에 직을 사퇴해야 한다. 5월 중 공식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격랑의 국민의힘…尹 입김 변수
윤 전 대통령이 소속된 국민의힘은 지금까지 조기대선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이 확정됨에 따라 이제는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통령 파면 반대”를 외치면서도 사실상 조기대선 행보를 걸어온 주자도 상당수 있다.

국민의힘 경선 도전자는 1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과 안철수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전 당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차기 주자로 꼽힌다.
국민의힘 상황은 더불어민주당에 비해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강성 지지층이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발하는 가운데 대선 승패의 ‘키’를 쥔 중도층을 아울러야 하는 고차원 방식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탄핵심판 과정에서 형성된 ‘콘크리트 지지층’을 기반으로 한 윤 전 대통령의 입김은 국민의힘 경선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조기 대선의 ‘빠른 시계’도 국민의힘에 불리한 요소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대통령 탄핵에 따른 혼란 상황에서 이를 수습하면서 ‘보수 빅텐트’를 칠 시간이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는 말이 나온다. 헌재 선고 이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과 연대를 추진할 물리적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사실상 참패한 4∙2 재보궐 선거 결과도 경고등을 보내고 있다. 진보 성향 후보가 부산시교육감에 당선되고 경남 거제시장직을 민주당에 뺏긴 건 뼈아픈 대목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의 ‘개헌 저지선’을 지켜준 ‘낙동강 벨트’(부산∙경남)가 흔들리는 징후로 해석된다.
이재명 후보 유력…경선 속도 낼 듯
민주당의 대선후보로는 이재명 대표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이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리스크도 완화된 상태다.

이 대표는 조만간 당대표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경선 시계는 국민의힘 보다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2∼4주 사이에 후보 선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2017년에는 3주에 걸쳐 호남권, 충청권, 영남권, 수도권·강원·제주 등 4개 권역에서 순회 경선 및 TV 토론회를 했는데, 이번에는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민주당 주자로는 이 대표 외에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박용진 전 의원, 김영록 전남지사, 전재수 의원, 이광재 전 강원지사, 김두관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이들과 이 대표와의 지지율 격차가 크고 지난 총선을 기점으로 당이 ‘이재명 체제’로 재편된 상황에서 이 대표와 유의미한 경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우클릭’ 정책을 통해 진작부터 조기대선을 염두에 둔 외연 넓히기 행보를 이어왔다.
당 차원의 대선 공약 구상도 민주당이 더 빨리 준비해왔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민주당의 호출이 더 잦아졌다. 실·국장뿐 아니라 각 부서 과장들도 모두 불려가고 있다”고 “대선공약 준비 차원”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이 범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한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 경선)를 주장하고 있어 단일화 여부도 진보 진영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조국혁신당은 최근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제치고 창당 후 처음으로 자치단체장을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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