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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제소바에 정성까지 듬뿍…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 [유한나가 만난 셰프들]

입력 : 2025-04-12 11:00:00 수정 : 2025-04-12 10: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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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나고야 여행서 마제소바에 빠져
창시자 니이야마 대장에 1년여 수련
24시간 숙성 마제소바 전용면 위에
볶은 멘치·계란노른자 등 고명 얹어
극강의 해장템 타이완라멘도 인기
고추 등 넣어 8시간 끓인 육수 일품
멘야하나비의 지동석 셰프를 만났다. 지 셰프는 고등학생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생겨 고교 졸업 후 요리학원을 다니면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여러 식당에서 경험을 쌓으며 요리사의 꿈을 키워 나갔다.
지동석 셰프

국내 3대 수타우동집에서 수련하며 자기만의 우동집을 꿈꾸다 일본 나고야 여행을 떠나게 됐고 우연한 기회에 멘야하나비의 마제소바를 맛볼 기회가 생겼다. 처음 먹어본 멘야하나비의 마제소바는 충격적인 맛이었고 중독성 있는 맛에 매료되어 반드시 한국에도 이 맛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마제소바의 창시자인 니이야마 대장에게 6개월간 매달린 끝에 허락을 받아 드디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제면부터 마제소바의 모든 것을 직접 배웠다.

나고야 멘야하나비 본점에서 1년여간의 수련 동안 하루 평균 15시간 근무하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원조 마제소바를 알리고 싶은 의지가 강했기에 2015년 10월 서울 송파에서 멘야하나비 한국직영점을 오픈했다. 다행히 다양한 방송에 소개되면서 고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마제소바의 모든 것을 전수해 준 일본 마제소바 창시자인 멘야하나비의 니이야마 대장은 그런 의미에서 지 셰프에게 특별한 인연이라고 할 수 있다.

마제소바

멘야하나비의 기본메뉴인 마제소바는 24시간 숙성된 마제소바 전용면 위에 중독성 있는 볶은 멘치(mince)와 특제 다레(소스)를 넣고 계란 노른자, 대파, 부추, 김가루, 고명을 얹어 비벼먹는 일본식 비빔소바이다. 토핑에 들어가는 야채의 종류와 차슈에 따라 메뉴가 다양하다. 멘야하나비의 첫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마제소바. 원조가 멘야하나비이다보니 지 셰프가 가지고 있는 자부심 또한 크다. 도니쿠 마제소바는 두꺼운 차슈 덩어리 4조각을 올린 메뉴로 매장에서 매일같이 차슈 작업을 해도 한계가 있다 보니 오픈 때부터 현재까지 한정메뉴로 판매하는 가장 인기 있는 메뉴다. 돼지고기 차슈를 만들 때 불조절한 끓는 물에 3~4시간을 끓이는 장시간의 기다림과 노력이 없으면 촉촉하고 부드러운 차슈를 만들기 어렵다. 매일같이 똑같은 차슈를 유지하기 위해선 끈기가 뒷받침돼야 한다. 멘야하나비만의 마제소바 양념과 같이 먹는 차슈는 한국사람들이 자칫 강하다고 느낄 수 있는 양념의 맛을 부드럽게 감싸주고 맛을 둥글게 마무리해 준다.

두번째 시그니처 메뉴는 시원한 국물로 사랑받는 ‘극강의 해장템’ 타이완라멘이다. 마제소바의 시초가 타이완라멘에서 시작됐고,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나고야출장편에도 소개될 정도로 나고야의 소울 푸드 중 하나가 바로 이 라멘이다. 매운 고추와 고추기름을 이용해 육수를 7~8시간 끓이는 공을 들여야 비로소 한 그릇의 완성된 타이완라멘을 준비할 수 있다. 멘야하나비는 워낙 마제소바로 사랑받았기 때문에 국물이 있는 라멘에 대한 기대가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 하지만 라멘에 들어가는 육수 또한 10년 동안 한결같이 같은 맛을 유지하다 보니 국물이 있는 라멘도 멘야하나비에서 인기가 있는 메뉴가 됐다.

타이완라멘

지 셰프가 멘야하나비를 오픈한 지 10년이 돼 간다. 생각보다 생명력이 짧은 라멘가게를 지금까지 운영하면서 멘야하나비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고, 마제소바를 하나의 장르로 정착시킨 만큼 앞으로 백년가게처럼 오랫동안 고객에게 잊히지 않고 사랑받는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 셰프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고객응대이다. 음식이 아무리 맛있어도 고객응대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객은 두 번 다시 찾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음식을 만든다.

마제소바의 핵심인 볶은 멘치는 하루 평균 7~8차례 작업을 하는데 한번 작업을 할 때마다 깊은 맛을 위해 40분가량을 볶아야 그 맛이 유지가 된다. 방송 프로그램 ‘생활의 달인’에 나간 이후에는 몰려드는 손님들로 멘치 양을 감당할 수 없어 영업이 끝나고 6개월 동안 매장에서 쪽잠을 자면서 새벽까지 멘치를 볶아서 고객들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그는 이처럼 항상 같은 맛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지 셰프는 마제소바가 단순한 라멘의 한 종류가 아닌, 한 그릇에 모든 걸 담아내는 요리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항상 완전한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매장 안에도 ‘마제소바는 요리입니다’라는 글을 적어 놓았을 정도다. 지 셰프는 식재료 손질, 레시피, 정성을 모두 완벽하게 준비하고자 한다. 이렇게 정성을 들여서 하나하나 만들어내야만 요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스스로 조금 힘들지라도 요리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유한나 푸드칼럼니스트 hannah@food-fantas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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