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여전히 ‘꽁꽁’…외부 변수 등 따라 시장 방향 결정”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상승폭은 점차 둔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구, 송파구, 용산구 등 주요 지역의 오름세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반면 경기도 과천시는 재건축 기대감과 이주 수요에 힘입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11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보합세를 유지하며 2주 연속 제자리걸음을 했다. 수도권은 0.04% 상승률을 기록하며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5% 올라 11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지난달부터 점차 둔화되는 추세다. 주간 변동률을 살펴보면 △3월17일 0.29% △3월24일 0.22% △3월31일 0.17% △4월7일 0.15%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달 서울시가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권역별로 보면 강남권은 0.24%로 전주(0.23%)보다 소폭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북권은 0.06%로 전주(0.10%)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자치구별로는 양천구(0.54%), 강남구(0.41%), 서초구(0.35%)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들은 상승폭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강남구는 0.58%에서 0.41%로, 송파구는 0.21%에서 0.20%로, 용산구는 0.37%에서 0.22%로 각각 축소됐다. 반면 금천구(-0.03%), 도봉구(-0.03%), 중랑구(-0.01%)는 하락 전환했다.
KB부동산은 “양천구와 영등포구는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며 상승폭이 확대됐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강남권은 규제 영향으로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매매가격 변동률이 0.00%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됐다. 특히 과천시는 3월24일 0.34%, 3월31일 0.58%, 4월7일 0.74%로 2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재건축 사업 본격화와 이주 수요가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밖에도 성남시 분당구(0.14%), 수정구(0.07%), 안양시 동안구(0.06%) 등이 상승했다. 반면 용인시 처인구(-0.10%), 안산시 상록구(-0.08%), 평택시(-0.07%), 오산시(-0.07%) 등은 하락했다.
인천(-0.02%)은 전체적으로 하락했으나, 계양구·동구·부평구는 각각 0.01% 상승했다. 중구는 보합을 기록했다. 반면, 남동구(-0.04%), 미추홀구(-0.02%), 서구(-0.04%), 연수구(-0.01%)는 하락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의 평균 매매가격 변동률은 -0.06%로 집계됐다. 울산(0.02%)만 상승했고, 부산(-0.08%), 대구(-0.06%), 광주(-0.07%), 대전(-0.04%)은 하락했다. 기타 지방도 평균 -0.02%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

전세시장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올라 6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1월 이후 등락을 반복하던 전세시장은 3월부터는 매주 0.01%씩 꾸준히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전세가격 상승은 봄 이사철 수요와 함께 학군지, 역세권,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한 국지적 수요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전세가격은 0.03% 상승했다. 서울(0.05%), 경기(0.02%), 인천(0.01%)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중구(0.20%), 송파구(0.20%), 양천구(0.16%), 강동구(0.11%) 등이 강세를 보였다. 성북구(-0.13%), 금천구(-0.06%), 노원구(-0.02%)는 하락했다.
경기도에서는 과천(0.25%)의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동반 상승했다. 양주시(0.33%), 수원시 영통구(0.14%), 의왕시(0.14%)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5대 광역시는 평균 0.00%로 보합세였다. 울산(0.13%), 부산(0.01%)은 상승, 광주(0.00%)는 보합을 유지했다. 대구(-0.05%), 대전(-0.06%)은 하락했다. 기타 지방 전세가격은 -0.02%로 소폭 하락했다.
전국 매수우위지수는 29.1로 전주와 동일했다.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매도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값이 11주 연속 상승 중이지만, 상승폭이 점차 둔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강남, 송파, 용산 등 규제 지역에서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은 토지거래허가제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과천 등 일부 경기지역은 재건축 기대감과 이주 수요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수도권 전체로 보면 점차 안정세에 접어드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전세시장과 관련해서는 “봄 이사철 수요에 따른 국지적 강세는 있지만, 실수요 중심의 제한적인 상승으로 해석된다”며 “매수 심리는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다. 향후 시장 방향은 금리, 규제, 공급 등의 외부 변수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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