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9일 최고위원회의 후 대표 사퇴
선거대책위원장 ‘이해찬계’ 윤호중
총괄본부장엔 계파색 옅은 강훈식
경선기간 짧은 만큼 소규모로 구성
16일 싱크탱크 ‘성장과 통합’ 출범
소통플랫폼 ‘녹서’ 발간 작업 박차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가 8일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면서 더불어민주당도 본격적인 대선 모드로 전환했다. 이재명 대표는 9일 당 대표직을 사퇴하고 대선 후보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경선 캠프는 여러 계파가 모인 통합형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이 대표의 ‘잘사니즘’을 구현하기 위한 ‘정책과 비전’을 담은 싱크탱크도 출범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이 대표가 내일(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뒤 당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대선으로 가는 첫걸음을 딛는 셈이다.

이 대표는 대선 출마선언 방식에 대해서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대선 때처럼 현장 연설 없이 영상으로 대선 출마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이 대표는 15분짜리 출마선언 영상을 통해 어릴 적 일기를 공개하며 인간 이재명의 면모를 드러낸 바 있다.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과 이 대표는 대선에 대한 말을 아껴왔다. 그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 조기 대선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공격부터 ‘오만하다’는 비판까지 다양한 형태의 비판과 공격을 경계해 왔다.
조기 대선 일정이 확정된 만큼 한정된 시간을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 대선 채비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우선 이 대표의 경선캠프는 통합형 인사로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 기류 속에서 친명(친이재명)계만 고집하며 일극 체제라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의원 다수가 당직을 맡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윤호중 의원이 선거대책위원장을,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강훈식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는다. 정책본부장에는 윤후덕 의원이, 김병기 의원은 조직본부장으로 내정됐다. 이외에 이소영 의원 등은 TV토론 준비를 전담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16일에는 경선에서 이재명표 정책을 지원할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도 공식 출범한다. 공동대표는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명예교수와 허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맡는다. ‘성장과 통합’ 출범식 당일에는 300∼400명의 교수·전직 관료·국제기구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위원들이 참석하며, 각 위원은 일자리·금융·소상공인 등 33개 분과로 나뉘어 이 대표에게 정책 조언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성장과 통합’ 관계자는 “성장과 통합이 별개의 개념이 아니고 성장의 과실이 합리적으로 분배됐을 때 통합이 가능하다”며 출범 취지에 관해 설명했다.
이 대표가 경선국면을 지나면 다양한 정책기구들도 본격 가세할 전망이다. 당 정책위원회는 진성준 의장을 중심으로 대선 공약을 정비하고 있고, 김민석 최고위원을 필두로 한 당 최고위 산하 ‘집권플랜본부’도 정책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도 9일 확대출범식을 갖고 경제성장전략 및 실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산하 정책 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도 공약 밑그림 격인 ‘녹서’ 발간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날 ‘모두의질문Q’ 핵심 관계자는 “1차로 질문을 마감했고 책으로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기본사회정책을 재정비할 ‘기본사회위원회’도 예열을 하고 있다. 기본사회위원회 관계자는 “각 도당별로 기본사회위원회를 만들고 있다”며 “본경선 때 큰 조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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