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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트럼프 ‘원스톱 쇼핑’, 득실 따져 국익 극대화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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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09 23:13:44 수정 : 2025-04-09 23: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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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행과 첫 통화, ‘패키지 딜’ 시사
대미 흑자 축소로 관세율 인하 시급
美·日 협상 벤치마킹해 피해 줄여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관세를 방위비 등과 연계하는 ‘패키지 협상’에 나설 뜻을 밝혔다. 트럼프는 그제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와 28분간 통화가 끝난 뒤 한국과의 협상을 “원스톱 쇼핑”이라며 “상황이 좋다”고 했다. 트럼프는 대한 무역적자와 관세, 조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량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사업,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했다. 상호관세를 다른 현안과 연계해 주고받기식으로 일괄타결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경제와 안보 현안마다 득실을 따져 국익 총량을 극대화하는 협상 전략이 긴요하다. 발등의 불은 어제부터 발효된 미국의 25% 상호관세를 낮추거나 유예하는 일이다. 총리실도 “관세율 조정이 최우선 목표”라고 했다. 우선 대미 무역 흑자축소 차원에서 미국산 원유와 가스, 곡물 수입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트럼프가 그동안 요청했던 조선업 협력과 알래스카 LNG사업의 합작투자 등도 유력 카드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주한미군 방위금 분담금 문제도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현재 분담금은 주한미군 총주둔비의 60%인 연간 10억달러 수준인데 증액이 불가피하다면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통해 핵잠재력을 키우고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에 빠진 미·중 관세 전쟁도 우려스럽다. 미국이 어제 중국의 34% 보복관세에 대응해 50%를 더 얹어 무려 104%의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중국은 재차 끝까지 맞서겠다며 즉각 50%를 추가해 84%의 맞불 관세로 응수했다. 전체 수출의 40%를 미·중에 기대는 한국으로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질 수 있다. 당장 외국인들의 ‘셀 코리아’ 여파로 국내증시는 연일 급락세를 빚고 있고 원·달러 환율도 다락같이 오르며 달러당 1500원으로 내달리고 있다. 내수와 수출, 금융과 실물경제가 동반불황의 늪에 빠지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이제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다른 나라의 대응동향 등을 보며 최적의 협의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각국이 협상에 나서고 있지만 트럼프는 협상 1호 국가로 일본을 지목했다. 일본은 우리와 산업구조 및 대미수출, 안보 상황이 비슷한 만큼 중요한 벤치마킹이라 할 만하다. 정부는 양국의 협상 전략과 결과까지 참고해 정교한 대비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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