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들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한 배우의 러브스토리가 전해져 시선을 끈다.
평생 한 여자만을 바라본 주인공은 바로 최근 화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한량 남편 ‘염병철’ 역으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오정세다.
오정세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만난 짝꿍이자 첫사랑이었던 지금의 아내와 19년 연애 끝에 2006년 결혼,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2014년 5월 KBS2 ‘해피투게더3’에 출연한 오정세는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직접 공개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아내가 첫사랑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짝꿍이었다. 그때부터 쭉 만나다 결혼을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단 한 번도 아내 외에 다른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 다시 태어나도 지금의 아내와 결혼할 것”이라고 밝혀 달달한 사랑꾼 면모를 자랑했다.
동갑인 아내와 여전히 존댓말을 쓴다는 오정세는 “평소에는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서 쓰는데 싸울 때는 내가 ‘먹여주세요’라고 하면 아내가 ’네가 X먹어‘라고 욕을 한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오정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더 자세하게 풀었다. 그는 “아내와 중간에 딱 3개월 헤어졌고 19년을 연애했다”며 “초등학교 6학년 때 좋아하는 사람과 짝을 하라고 해서 아내와 짝꿍을 했다. 아내에게 할 말이 있다고 복도로 불러냈는데 내가 머뭇거리니까 아내가 ‘왜? 결혼하자고?’라고 했다. 그래서 ‘응’이라고 했는데 이게 프러포즈가 됐다”며 순정만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정세가 긴 무명시절을 겪는 동안에도 아내는 늘 곁을 지켜주며 묵묵히 응원해 줬다고 한다. 권태기나 흔들림 없이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관계를 이어온 정말 보기 드문 천생연분이다.

오정세는 한 시상식에서 감동적인 수상 소감으로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기도 했다. 2020년 6월 진행된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KBS2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으로 TV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한 오정세는 “세상에는 열심히 사는 보통 사람들이 많다. 꿋꿋이 열심히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은 결과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망하거나 지치지 말고 무엇을 하든 그 일을 계속하셨으면 좋겠다. 자책하지 마세요, 여러분 탓이 아닙니다”라고 위로와 응원의 뜻을 전했다.
이어 “계속하다 보면 그동안 받지 못한 위로와 보상이 찾아올 것이다. 저에게는 동백이가 그랬다.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다. 힘들 때, 세상을 몰라준다고 생각할 때, 나만의 동백을 만날 수 있을 거다. 여러분의 동백꽃이 곧 활짝 피기를 응원한다”고 덧붙여 많은 이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한 오정세는 2010년 영화 ‘부당거래’에서 악역 기자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후 2019년 영화 ‘극한직업’에서 테드 창 역을 연기하며 신스틸러로 떠올랐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 ‘사이코지만 괜찮아’, ‘모범형사’, ‘악귀’ 등에서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무명시절부터 장르와 역할의 크기나 비중을 가리지 않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온 오정세는 이제 매 작품마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는 대체불가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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