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주문·결제 키오스크로만 진행하는 매장은 한국이 처음
“‘명동’이라는 상징적 입지 첫 시범 매장으로 선택한 것은
관광객 등 다양한 소비자에게 직관적 주문 경험 제공 의도”
“성공적인 안착 이루어진다면 해당 모델은 스타벅스의
글로벌 운영 전략에도 중대한 영향 미칠 가능성 높아”
스타벅스가 오는 5월 중 서울 중구 명동에 세계 최초 ‘키오스크’ 전용 매장을 선보인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중에서 모든 주문과 결제를 키오스크로만 진행하는 매장은 한국이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고객과의 직접 소통’을 브랜드 철학으로 삼아온 스타벅스가 운영 효율성과 소비자 편의성을 매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변화로 풀이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고 유동인구가 많은 명동을 키오스크 시범 매장 1호점의 입지로 정했다. 이번 도입은 혼잡 시간대 대기 시간을 줄이고, 매장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보인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키오스크 도입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왔지만, 다양한 음료 커스터마이징 옵션과 복잡한 메뉴 구성으로 인해 계획보다 도입 시점이 늦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이번 명동 매장을 시작으로, 외국인 유입이 많은 지역이나 언어 소통에 제약이 있는 상권을 중심으로 키오스크 매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시범 운영 결과에 따라 향후 전국 2000여 개 매장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구체적인 도입 매장 수와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스타벅스 본사는 기존에 ‘직원이 고객의 이름을 부르며 음료를 전달하는 방식’을 브랜드 정체성의 일환으로 삼아왔다. 한국에서도 이 원칙을 고수해왔지만,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도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2014년 도입된 비대면 모바일 주문 서비스 ‘사이렌오더’는 글로벌 최초의 시도로, 누적 주문 건수는 최근 5억건을 돌파했다.
현재 전체 주문의 약 35%가 사이렌오더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2023년 말부터는 일부 대형 매장에 진동벨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며, 대기 및 픽업 경험의 혁신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타벅스의 이번 실험을 단순한 기술 전환을 넘어, 글로벌 F&B 업계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흐름 속 상징적인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세계일보에 “스타벅스의 키오스크 매장 도입은 브랜드 정체성과 기술 기반 운영의 조화를 꾀하는 전략적 실험”이라며 “커스터마이징에 강점을 둔 브랜드 특성상, 키오스크 운영은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소비 경험이 일상화된 한국 시장은 그만큼 이 실험에 최적화된 환경을 제공한다”며 “명동이라는 상징적 입지를 첫 시범 매장으로 택한 것도, 외국인 관광객과 다양한 언어권 소비자들에게 직관적인 주문 경험을 제공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성공적인 안착이 이루어진다면 이 모델은 스타벅스의 글로벌 운영 전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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