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수출협의회·충남경제진흥원 전통주 세계최대와인엑스포 프로바인 첫 진출 / 안동소주협회·전통주수출협의회 2년 연속 참가 / 프로바인 2025 무알콜·저알콜 특별관 운영 주류업계 새 트렌드 이끌어 / 업계 현안 논의 ‘비즈니스 포럼’ 첫 도입 위기 탈출 방안 제시 / 프로바인 월드투어 도쿄·홍콩·상파울루·뭄바이·상하이·싱가포르로 이어져.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와인파리(Wine Paris),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리는 비니탈리(Vinitaly),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프로바인(Prowein)은 세계 3대 와인엑스포로 꼽힙니다. 이중 세계 최대 주류 전문 전시회 프로바인은 전세계 다양한 와인산지를 골고루 소개하는 가장 글로벌한 와인 엑스포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프로바인은 침체된 와인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관계자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비즈니스 포럼’을 처음으로 도입해 비상한 주목을 받았습니다. 또 한국 막걸리가 처음으로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전 세계 바이어들의 입맛을 홀린 한국 막걸리의 매력을 찾아 프로바인 2025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막걸리 프로바인 첫 진출
3월 16~18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린 프로바인 2025는 한국 주류업계의 약진이 돋보입니다. 안동소주협회와 전통주수출협의회가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프로바인에 참가했고 막걸리수출협의회와 충남경제진흥원이 올해 처음으로 참가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주로 식품 위주의 소비자 대상 행사에 참여했던 막걸리수출협의회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주류 전문 바이어들과 직접적 비즈니스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막걸리와 충남 전통주는 차별화된 매력과 상품성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내 가능성을 확인, 향후 해외 진출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막걸리협회 소속 신평양조장은 에스토니아의 대형 레스토랑 체인에 샘플을 발송해 제품 테스트를 받고 있으며, 프랑스의 대형 한인마트 체인과도 입점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2년 연속 프로바인에 참가한 안동소주협회와 전통주수출협의회는 한국 전통주의 해외 인지도를 한층 끌어 올렸습니다. 첫해에는 단순 시음 위주의 반응이 많았던 반면, 올해는 전통 양조 방식, 수출 가격 등 구체적인 상담이 활발히 이뤄질 정도로 바이어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안동소주협회 명품안동소주가 2024년 인도 시장에 1 컨테이너 1만6000만달러(약 2300만원) 규모 수출을 성사했고 이번 전시회에서는 추가 수출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같은 협회 소속인 밀과노닐다는 ‘진맥소주’로 독일의 전통주 전문 수입·유통사와 수출 규모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며, 네덜란드와 에스토니아에는 샘플을 발송해 현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통주수출협의회 소속 전주이강주는 작년 독일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전시회에서는 기존 바이어와의 추가 주문 협의를 통해 유럽 시장 내 입지를 더욱 다지고 있습니다. 특히 독일 현지의 유통업체인 ‘강남마트’에 제품이 입점돼 유럽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같은 협의회 소속인 JL 오미나라는 2년 연속 프로바인에 참가해 대표 제품인 ‘오미로제 결’과 ‘고운 달’로 현지 바이어와 미디어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오미로제 연’은 독일 뒤셀도르프의 레스토랑에 정식 입점됐고 ‘고운 달’은 유럽 외교 관공서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참가한 여러 전통주 양조장들은 홍콩, 호주, 인도, 벨기에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어들과 활발히 미팅을 이어가고 있으며 프로바인 이후에도 구체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와인 엑스포 위상 높이는 프로바인
최근 글로벌 와인업계는 큰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로 알코올소비가 줄고 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생산비용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량 감소 등도 와인 생산자들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더구나 요즘 와인 파리가 인기를 끌면서 프로바인이 위상이 예전만은 못하는 평가도 나옵니다. 와인 파리가 여행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파리에서 열리고 접근성이 더 좋다는 점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프로바인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비즈니스 포럼’이 대표적입니다.


프로바인을 주최하는 메쎄 뒤셀도르프(Messe Düsseldorf)의 피터 슈미트(Peter Schmitz) 디렉터는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업계 관계자들이 현안을 논의하고 위기를 돌파할 대책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평가합니다.
“기존 마스터 클래스는 와인 시음에 전념하는 반면, 올해 새로 도입한 비즈니스 포럼은 업계가 직면한 주요 현안을 다룹니다. AI를 활용한 와인 마케팅, 소셜 미디어 채널 활용방법, 각종 데이터 활용법 등을 소개하고 기후변화에 따른 대체 포도 품종의 개발 등 지속 가능성에도 초점을 맞춥니다. 또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지는 가운데 와인과 증류주 소비의 새로운 타깃 설정 등 업계가 처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실절적인 대응방안을 소개해 큰 성과를 얻었다고 자부합니다.”


슈미츠 디렉터는 프로바인이 이처럼 글로벌한 현안을 다루는 비즈니스 포럼을 도입한 배경은 프로바인이 가장 글로벌한 와인 엑스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합니다. “와인 파리는 점점 프랑스 와인 위주 행사가 될 겁니다. 비니탈리(Vinitaly)도 마찬가지죠. 철저하게 이탈리아 와인 위주로 엑스포가 진행됩니다. 하지만 프로바인은 다릅니다. 전 세계 와인을 골고루 소개하는 유일한 글로벌 와인 엑스포로 위상을 더 높여갈 겁니다. 프로바인이 독일에서만 열리는 행사가 아니라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프로바인은 뒤셀도르프를 시작으로 매년 월드투어가 이어집니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출범한 프로바인 도쿄가 4월 15~17일 열리며 홍콩(5월 14~16일), 브라질 상파울루(9월 30일 ~10월 2일)로 이어집니다. 또 지난해 시작된 인도 뭄바이(10월 31일 ~11월 1일)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11월 12일 ~14일), 싱가포르(2026년 4월 21~24일)에서도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프로바인은 지난 수십년 동안 와인과 스피릿 생산자들이 새롭게 떠오르는 역동적인 아시아 시장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탐색하도록 적극 돕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와 뭄바이까지 진출하면서 더욱 글로벌한 와인 엑스포로 위상을 높여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무알콜 트렌드 이끄는 프로바인
아직 시장은 크지 않지만 최근 무알콜·저알콜 와인인 주류업계 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 프로바인이 이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프로바인 2025는‘미래의 맛을 발견하다(Discover the Taste of Tomorrow)’는 주제로 진행됐는데 ‘프로바인 제로(ProWein Zero)’ 특별관이 대표적입니다. 3년 전부터 운영 중인 프로바인 제로 특별관에는 올해 전 세계 40개 와이너리가 참가했고 세계 3대 와인컴피티션 문두스 비니(MUNDUS VINI)가 운영하는 대형 시음존이 마련돼 빠르게 성장 중인 무알콜·저알콜 와인 시장을 소개했습니다.


또 이번 전시회에선 프로스피리츠(ProSpirits)와 ‘same but different’ 두 개의 전시관이 특히 주목받았습니다. 53개국에서 약 500개 업체가 참가해 위스키, 진, 럼, 데킬라 등의 스피릿과 소규모 생산자의 독창적인 주류가 소개돼 업계에 새로운 동력을 제공했습니다. 와인과 푸드 페어링도 주목받았습니다. 프로바인 2025는 푸드&와인 페어링을 중점 테마로 다뤘는데 ‘urban gastronomy by #asktoni’ 라운지에서는 알리나 마이스너-베브루(Alina Meissner-Bebrout), 비욘 프라이탁(Björn Freitag), 보비 브로이어(Bobby Bräuer) 등 독일의 스타 셰프들이 참여해 특별한 메뉴를 선보이고 와인과 완벽한 페어링을 소개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류시장 미래 비전을 보여주다
전반적으로 프로바인 2025는 무역 장벽 확대, 시장 축소 등 어려운 시장 환경 속에서도 혁신과 지속 가능성,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와인 및 주류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65개국에서 4200개 업체가 참가해 11개 전시홀을 가득 채웠고 주요 와인 생산국의 대표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해 전시회 수준을 한층 끌어 올렸습니다. 또 128개국에서 바이어 4만2000명이 전시장을 찾아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와이너리와 활발한 수출 상담을 했습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베네룩스, 영국, 스칸디나비아 등 유럽 시장 뿐 아니라 미국, 일본, 한국, 중국에서도 구매력이 높은 바이어들이 대거 방문했습니다.


메쎄 뒤셀도르프의 마리우스 베를레만(Marius Berlemann) 대표는 “프로바인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업계의 필수 비즈니스 플랫폼임을 입증하고 있다”며며 “30년간 축적된 국제적 입지와 전문성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됐고”고 자평합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와인 컴퍼니(Manhattan Wine Company) 대표이자 CEO인 맷 토나빈(Matt Tornabene)은 “프로바인은 세계 와인 산업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며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국제 무역의 흐름을 지속시키는 장소다. 많은 공급업체와 만나고,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어 매우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평가합니다.
비즈니스 프랑스(Business France) 소속 프랑스 공동관 담당자 파스칼 티에프리(Pascale Thieffry)는 “프로바인 프랑스 참가사들이 전 세계 의사결정자들과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행사”라고 말합니다.
독일와인협회(Deutsches Weininstitut, DWI) 모니카 로일레(Monika Reule) 대표는 “올해 프로바인은 긴장된 시장 상황 속에서도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신선한 화이트 및 로제 와인의 세계적인 수요 속에서 독일관에는 다수의 방문객이 몰렸고 바이어들의 수준도 높았다. 프로바인은 올해에도 다시 한번 세계적 리딩 전시회로서의 명성을 입증했다”고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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