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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 지하터널 공사장 붕괴 원인은…"공법 아닌 현장문제 무게"

입력 : 2025-04-11 23:19:32 수정 : 2025-04-12 01: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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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곳에 시공하는 '투아치' 공법, 중앙 지지 기둥 역할이 중요
"터널 좌측 측압에 의한 변위 발생"…대책회의서 학회 의견 제시
과거에도 비슷한 붕괴 사례…당시 사고 원인은 '지반조사 생략'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이 작업 중단 15시간여 만에 무너져 내려 근로자 1명이 고립되고 1명이 실종된 가운데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진 붕괴 사고의 원인에 이목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특정 공법의 문제라기보다 현장에서 여러 크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붕괴 사고현장에서 119 소방대원 등이 실종자 구조작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11일 경기소방 등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후 3시13분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 지하터널 내부 가운데 기둥에 균열이 발생하면서 지하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 50m가량이 붕괴됐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작업자 18명 가운데 도로 위에서 안전진단을 하고 있던 6명이 연락 두절됐다가 현재 4명의 안전이 확인됐다. 나머지 2명 가운데 1명은 고립된 채 연락이 닿았으며 1명은 실종 상태다.

11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13분께 광명시 일직동 양지사거리 부근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시공 중인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굴착기 기사 1명이 지하에 고립됐으며 다른 근로자 1명은 실종 상태이다.

앞서 이날 0시 30분께 이 현장에서는 '투아치'(2arch) 구조로 시공 중인 지하터널 내부의 가운데 기둥(버팀목) 다수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공사 관계자들이 광명시에 사고 우려가 있다고 신고했으며, 이후 경찰이 공사 현장을 지나는 광명 양지사거리부터 안양 호현삼거리까지 오리로 왕복 6차선 1㎞ 구간을 전면 통제하고 안전조치를 했지만 결국 붕괴 사고는 막지 못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투아치 구조는 상행선과 하행선을 위해 터널을 2개 뚫을 때 터널 사이 거리를 떨어뜨리지 않고 일부 겹쳐서 시공하는 것이다.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터널 사이 중앙에 첫 번째 터널을 뚫고 지지 기둥을 설치한 뒤 좌우로 확장해 양쪽에 두 번째, 세 번째 터널을 설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김규용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투아치 구조 시공은 예전부터 해오던 것으로 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이렇게 계속 이어올 수 없다"며 "하중이 많아졌다든지 하는 구조적인 문제, 철근 보강이 누락됐다든지 하는 시공 품질의 문제 아니면 감리 감독의 문제 중 하나가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A 대기업 건설사 연구원은 "투아치 구조는 부지가 넓지 않은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며 가운데 지지 기둥을 설치해야 하므로 공사비는 터널 두 개를 떨어뜨려서 설치하는 것보다 많이 든다"며 "이번 사고의 경우 지반이 원래 좋지 않았거나 상수도 파열 등의 이유로 지반이 약해져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B 대기업의 한 현장 기술자는 "중앙에 지지 기둥을 설치하고 양쪽으로 터널을 뚫을 때 지지 기둥으로 하중이 집중되므로 지지 기둥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현장 인근이 붕괴돼 사고 현장이 통제되고 있다.

B 대기업의 터널 실무 설계 가이드에 따르면 투아치 구조 공사 중 터널이 붕괴한 사례는 드물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충남 금산군 복수면 구례리 일원을 통과하는 구례터널 공사 현장에서는 2012년 11월에 이어 2014년 7월 등 2차례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감사원은 이 사고에 대한 감사를 벌여 1차 사고는 터널이 토양의 하중을 버티지 못해 발생했고, 이에 따라 보강설계 업체는 추가 지반조사를 거쳐 보강설계를 해야 했지만 설계 기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과정을 생략해 2차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사고 발생 전 붕괴 우려가 나오자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코레일,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등 관계기관이 모여 진행한 회의에 참여했던 학회에서 터널 내 압력으로 인해 생긴 변형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11일 경기도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공사 붕괴 사고 현장에서 구조대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날 광명소방서와 국가철도공단의 현장 합동 브리핑 당시 공개된 자료에는 사고 발생 원인에 '터널 좌측 측압에 의한 변위 발생(파쇄대 또는 전리층 영향/학회 의견)'이라는 내용이 적시됐다.

다만 이는 전문기관의 감식이나 수사기관의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 나온 '의견'일 뿐이므로, 정확한 붕괴 원인은 향후 엄정한 조사가 뒤따른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관계자는 "현장 방문 내용에 관해서는 아무 말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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