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5m·세로 3m·깊이 5m 규모
지난 2024년부터 10건 넘어
부산 사상구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에서 또다시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 트럭 2대가 추락했던 현장 주변으로, 최근 7개월 사이 10건이 넘는 땅 꺼짐 현상이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부산 사상구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30분쯤 사상구 학장동 횡단보도에서 가로 5m, 세로 3m, 깊이 5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했다. 경찰로부터 “싱크홀이 발생할 것 같다”는 신고를 받은 사상구청 직원들이 안전조치를 하던 중 땅이 꺼졌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산시는 “하수박스에 매입된 통신관로 연결부 파손으로 빗물이 장기간 누수되면서 흙이 유출돼 땅꺼짐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시는 14일 오전 6시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임시 복구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싱크홀이 발생한 곳은 부산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공사 현장 인근이다. 이 일대에서는 지난해 9월 대형 싱크홀에 트럭 2대가 8m 아래로 추락한 사고를 포함해 이날까지 10건이 넘는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다. 부산시가 특별 조사에 나서 폭우와 차수 공법 부실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올해 2월 결과를 발표했지만, 싱크홀 재발을 막지 못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오전 10시30분쯤 현장을 직접 방문해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이 최우선”이라며 “전문가를 중심으로 원인 조사를 명확히 해서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수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주변 공사장과 기존 시설물을 포함해 폭넓고 면밀한 조사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애오개역 인근에서도 지름 40㎝, 깊이 1.3m 규모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싱크홀은 모두 주변에 지하 공사 현장이나 지하철역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굴착공사 과정에서 지하 구조가 바뀌고 주변 토사가 무너지면서 공동(空洞)이 생기고, 이것이 커지면서 결국 지상까지 붕괴돼 싱크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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