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어려운 암호기술인 양자내성암호가 한국전력의 원격 검침 시스템, 세브란스병원의 전자 의무기록(EMR) 시스템, 국가기술자격검정시스템 등에 시범 적용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함께 국가 암호체계의 안정적 전환 준비를 위한 ‘2025년 양자내성암호 시범전환 지원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양자내성암호는 기존 공개키 기반 암호보다 훨씬 복잡한 수학적 문제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암호기술이다. 이번 사업은 양자컴퓨팅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기존 암호체계에 보안 위협이 초래될 가능성에 대비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산업에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하는 국내 최초 시범사업이다.
과기부와 KISA는 올해 1월부터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한 결과 △에너지 분야에 한전KDN 연합체 △의료 분야에 라온시큐어 연합체 △행정 분야에 LGU+ 연합체를 최종 선정했다.
한전KDN 연합체는 한국전력의 ‘전력 사용량 원격 검침 시스템’의 암호체계를 양자내성암호 체계로 시범 전환한다. 이를 통해 검침 데이터의 유출과 위변조를 방지한다. 향후 에너지 분야 인프라 시스템에 양자내성암호 적용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의료 분야의 라온시큐어 연합체는 ‘의료 데이터 중계 플랫폼’의 암호체계를 양자내성암호 체계로 시범 전환한다. 이 플랫폼은 신촌·강남·용인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운영되는 전자 의무기록(EMR) 시스템과 연계돼 국민의 의료 정보를 중계·처리하는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이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환경에 적합한 암호체계 전환 기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행정분야에서 LGU+ 연합체는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이 운영하는 ‘국가기술자격검정시스템’ 등 국가 행정정보시스템의 암호체계를 양자내성암호 체계로 시범 전환한다. 이를 통해 행정 분야에 적합한 보안 기술을 확보하고, 공공 서비스의 신뢰도 향상을 꾀한다.
과기부와 KISA는 시범사업을 통해 양자내성암호 전환 관련 실증사례를 확보해 △암호체계 전환에 필요한 모듈 개발 △전환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상 문제점과 해결 방안 △실제 전환 절차와 방법론 등을 도출할 예정이다. 또 결과물을 종합해 산업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자내성암호 전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향후 전 국가적 양자내성암호 체계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전환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과기부 최우혁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관은 “양자내성암호로의 전환은 새로운 기술의 역기능으로부터도 정보통신 인프라를 굳건하게 지켜낼 수 있는 면역체계를 갖추는 것과 같다”며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비해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