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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으로 살 수 있는 간식, 단 3개 남았다” [일상톡톡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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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20 07:00:00 수정 : 2025-04-20 09: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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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삼각김밥, 아이스크림조차 대부분 1000원 넘어서
일부는 2000~3000원대까지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 높아져

전문가들 “단순 물가 인상 넘어 저가 간편식에 의존하던
서민 생활비 체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1000원 이하 제품군의 매출 증가
소비자들이 얼마나 가격에 민감해졌는지 보여주는 방증”

“예전엔 학생들이 1000원 한 장 들고 와서 삼각김밥이나 과자 하나씩 사가곤 했는데, 요즘엔 그런 모습 보기 힘들어요. 이제는 1000원으로는 사실 살 수 있는 게 거의 없거든요.”

 

“편의점에 오셔서 가격 보고 그냥 나가시는 분도 종종 있어요. 저희도 마음 아프죠. 전처럼 간단하게 뭐 하나 집어갈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니까요.”

 

이처럼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 여파로 1000원 한 장으로 출출한 배를 달래던 편의점 소비 풍경이 급변하고 있다. 과거 컵라면이나 삼각김밥, 저가 과자 한두 개로 허기를 달랠 수 있었던 ‘국민 간식 시대’는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의 한 지하철 역사 내에 위치한 편의점. 김현주 기자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시내 GS25, CU 매장에서 1000원 이하로 구매 가능한 상품은 극히 일부 젤리류와 캐러멜에 그쳤다. 오리온 마이구미, 크라운 새콤달콤 등만이 여전히 1000원 이하 가격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컵라면·삼각김밥·과자·음료 등 주요 간식류는 대부분 1000원을 훌쩍 넘어섰다.

 

대표적인 간편식 컵라면의 가격 인상은 두드러진다. 오뚜기 진라면과 스낵면 작은컵은 이달부터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인상됐다. 농심 육개장사발면과 김치사발면도 같은 가격으로 올랐다. 농심 신라면, 너구리, 튀김우동, 새우탕 등은 1250원까지 올랐다. 오뚜기 참깨라면 작은컵은 1400원이다. 신라면 큰사발은 1500원, ‘더레드’ 큰사발은 1800원에 달한다.

 

삼각김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GS25와 CU의 대표 인기 상품인 참치마요 삼각김밥은 현재 1100원이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은 2000원을 넘기도 한다. 핫바의 경우 대부분 2500원 안팎이다.

 

과자류 역시 줄줄이 가격이 올랐다.

 

오리온 포카칩, 꼬북칩, 롯데웰푸드 꼬깔콘·빠다코코낫, 농심 먹태깡, 바나나킥, 해태 허니버터칩 등은 대체로 1700원 수준이다. 해태 홈런볼은 원료인 코코아 가격 상승 여파로 1900원으로 인상됐고, 빼빼로는 2000원 선을 돌파했다. 프링글스(농심켈로그 수입 판매)는 4000원에 육박하며, 오리온의 ‘비쵸비’는 무려 3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입점한 편의점. 김현주 기자

껌조차도 ‘껌값’이 아니다.

 

롯데 자일리톨, 후라보노,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 등은 모두 1200원이다. 2~3년 전과 비교하면 최소 20~50% 이상 오른 수준이다.

 

아이스크림도 메로나, 죠스바, 스크류바, 쌍쌍바 등은 모두 1500원이다. 3년 전 800원이었던 가격에서 거의 두 배가 된 셈이다.

 

음료 역시 대부분 1000원을 넘겼다.

 

비타500은 최근 1100원으로 인상됐으며, 박카스는 이미 지난해 1000원으로 올랐다. 코카콜라와 칠성사이다 250㎖ 제품은 1700원, 350㎖ 제품은 2100원이다. 가장 저렴한 캔커피인 레쓰비도 1200원에 판매 중이다.

 

우유와 생수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우유 나100%, 남양 맛있는우유GT(200㎖)는 각각 1200원, 생수 대표 제품인 삼다수와 아이시스도 11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소주(참이슬·처음처럼)는 1900원, 맥주(카스 355㎖)는 이달 들어 2500원으로 인상됐다.

 

이 같은 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은 점차 ‘가성비’로 이동하고 있다. 업계는 이에 맞춰 1000원 이하의 초저가 자체 브랜드(PB) 상품군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GS25는 지난해 10월 550원짜리 봉지라면 ‘리얼소고기라면’을 출시해 누적 판매량 60만개를 돌파했다. 500~800원 가격대의 ‘리얼프라이스’ 아이스크림은 지난해 8월 이후 200만개 이상 팔렸다. 컵라면 ‘면왕’, ‘1974 우유’, ‘리얼천냥콩나물’ 등도 1000원 이하로 선보이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GS25는 자체 카페 브랜드 ‘카페25’의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지난달부터 1000원에 판매하며 하루 평균 판매량이 전달보다 44%,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CU도 마찬가지다. 2021년 시작한 초저가 ‘득템 시리즈’는 지난달 누적 판매량 6000만개를 돌파했다. 880원 육개장 컵라면, 990원 스낵은 각각 누적 판매량 120만개, 100만개를 기록했다. 빙그레와 협업한 990원 우유는 350만개 이상 팔렸다. 최근에는 990 시리즈를 식재료로 확대해 양파·마늘·당근 등 채소 9종도 선보였다.

 

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최근 편의점 가격 흐름을 보면 1000원으로 허기를 달래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며 “과거 ‘국민 간식’으로 불리던 컵라면, 삼각김밥, 아이스크림조차 대부분 1000원을 넘어섰고, 일부는 2000~3000원대까지 상승하며 소비자 부담이 커졌다”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편의점 물가 인상 차원을 넘어 저가 간편식에 의존하던 서민·청년층의 생활비 체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물가 기조 속에서도 1000원 이하 제품군의 매출이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가격에 민감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가 자체 브랜드(PB) 제품을 통해 초저가 상품 라인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전반적인 소비 패턴의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어 품질과 가격의 균형을 유지한 가성비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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