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테픈 커리는 NBA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3점슈터이자 현 시점 NBA를 대표하는 아이콘 같은 선수다. 1988년생으로 어느덧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올 시즌에도 경기당 평균 4.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전체 1위에 올랐다.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는 올 시즌 부침이 심했다. 시즌 첫 15경기를 12승3패로 시작했지만, 주축들의 줄부상이 이어지며 한때 25승26패로 5할 승률마저 무너졌다. 커리의 아직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우승컵을 들어 올려야 하는 골든스테이트는 ‘승부수’를 던졌다. NBA 최고의 공수겸장 포워드 중 하나인 지미 버틀러를 영입한 것이다. 버틀러 영입 후 골든스테이트는 뚜렷한 상승세로 23승8패를 거두며 반전을 이뤄냈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지난 14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로스앤젤레스 클리퍼스를 만난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이겼다면 서부콘퍼런스 5위까지 차지할 수 있었다. 커리가 3점슛 7개 포함 36점, 버틀러가 30점을 터뜨리며 분전했지만, 연장접전 끝에 119-124로 패하면서 골든스테이트의 정규리그 최종 성적은 48승34패, 서부콘퍼런스 7위가 됐다.

과거 양대 콘퍼런스 8위까지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던 NBA는 리그 흥행을 위해 2020~2021시즌부터 플레이 인 토너먼트 제도를 도입했다. 정규리그를 마친 뒤 콘퍼런스 7,8위 팀이 7번시드 결정전을 치르고, 9,10위 팀이 8번시드 진출전을 치른다. 7번시드 결정전 패자와 8번시드 진출성 승자가 마지막으로 8번시드 결정전을 갖는다. 3경기 모두 단판 승부다.
정규리그 마지막날 패배로 인해 골든스테이트는 16일(한국시간) 서부콘퍼런스 8위인 멤피스 그리즐리스와 7번시드 결정전을 치른다.


골든스테이트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에 대한 기억이 그리 좋지 않다. 3전 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2020~2021시즌에 7번 시드 결정전과 8번 시드 결정전을 연거푸 패했고,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10위로 턱걸이했으나 8번 시드 결정 진출전에서 패하며 1경기 만에 ‘봄 농구’가 끝났다. 커리로선 이번 멤피스전에서 그 잔혹사를 끊어내야 하는 운명과 마주한 셈이다.
NBA 파이널 우승을 노리는 커리와 골든스테이트로선 7번 시드 사수가 중요하다. 자칫 멤피스에게 패해 8번 시드 결정전까지 내려가게 되면 이기더라도 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올 시즌 전체 승률 1위를 거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68승14패)를 만나야 한다.

멤피스는 자 모란트와 데스먼드 베인, 자렌 잭슨 주니어 등 자체생산 3인방을 중심으로 탄탄한 전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이들을 꺾기 위해선 결국 커리의 3점슛 폭발이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 과연 커리가 늪과 같은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조기에 뚫어내며 7번 시드를 거머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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