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진안군 성수면 도통리 중평마을의 산림계(山林契) 관련 기록이 포함된 ‘산림녹화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으로 등재됐다.
16일 진안군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산림녹화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인류가 보존할 가치가 있는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활용을 장려하기 위한 유네스코의 문화유산 지정 제도다.

이번에 등재된 ‘산림녹화기록물’은 6·25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를 대상으로 민관이 협력해 추진한 산림녹화 사업의 경험을 담은 자료로, 총 9619건의 공문서와 사진 등이 포함됐다. 유네스코는 산림녹화기록물을 개발도상국에 제공할 수 있는 산림 재건의 모범 사례로서, 기후변화 대응과 사막화 방지 등 글로벌 의제와 관련한 실천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진안 중평마을의 산림계 자료는 이 가운데 일부로, 증평마을이 이웃 점촌마을과 함께 산림을 보호하고 이용하기 위해 조직한 산림계의 운영 규칙 등을 담은 정관과 운영 내용을 상세히 기록한 수계기(修契記) 등 문서가 해당된다. 수계기에는 180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100여년에 걸친 산림계 운영 내용이 기록돼 있으며, 연료용 땔감과 퇴비 확보 활동, 산림 보호를 위한 계율, 벌칙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자료는 2006년 중평마을 주민들이 마을 회의를 통해 진안역사박물관에 기증해 보존·관리되고 있다.
진안군은 이번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조명하고, 지역 박물관의 보존 역할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춘성 진안군수는 “중평마을 산림계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지역문화 우수성과 역사적 중요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 유산의 역사적 가치 규명과 체계적인 보존, 활용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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