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 3058명 유력

입력 : 2025-04-16 18:17:31 수정 : 2025-04-16 23:22:32

인쇄 메일 url 공유 - +

의총협, 정부에 건의… 17일 발표
수업 복귀 저조에도 또 물러서

당초 ‘수업복귀 조건 동결’ 공언
“의대생 과도한 특혜” 목소리 높아
정부 “의료개혁 중단 없이 실행”
의료계 “원점 논의”… 갈등 계속

내년 의대 모집인원이 결국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다시 돌아갈 전망이다. 의대생들이 ‘수업 복귀’ 조건을 지키지 않았는데도 정부가 한발 물러선 것이어서 비판 목소리도 높다.

 

16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발표한다. 이 부총리는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 한덕수 국무총리,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과 비공개 회의를 열고 내년 의대 모집인원에 관해 논의했으며, 내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늘린 정원(5058명)보다 2000명 적은 규모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연구실 의자에 걸린 가운. 연합뉴스

이번 발표는 ‘표면적으로는’ 대학 총장들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회의를 열고 내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하자는 합의문을 작성해 교육부에 건의했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한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을 제출해야 하는데, 정부가 모집인원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로 시간이 흘러가자 사태를 진전시키기 위해 정부에 3058명안을 건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장들 제안 수용’ 출구전략 찾은 정부… 또 봐주기 논란

 

의대 정원은 지난해 5058명으로 확정돼 원래대로라면 2026학년도에 5058명을 뽑아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달 7일 ‘정상수업이 가능할 정도로’ 의대생들이 돌아온다면 내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다.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1년 넘게 이어지자 합의안을 던진 것이다.

 

교육부는 3월까지 복귀 추이를 보고 모집인원을 확정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복귀율이 저조하자 제시했던 기한을 2주가량 넘긴 이날까지도 모집인원을 확정하지 못했다. 결국 시간이 촉박한 대학이 먼저 모집인원 감축안을 꺼낸 상황이다.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이 같은 총장들의 제안은 결국 정부의 고육책이란 시선도 있다. 정부는 그간 “복귀율이 낮으면 3058명 약속은 깨진다”고 강조했으나 내년 모집인원을 5058명으로 확정하면 의대생들의 반발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3058명안을 먼저 나서서 발표하면 “의대생들에게 졌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결국 뾰족한 방법이 없는 정부가 대학 총장들 건의를 수용하는 모양새로 출구전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다시 의대생들을 봐줬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정부는 지난해 2월 의대생들의 수업 거부가 시작된 뒤부터 줄곧 ‘의대생들에게 과도한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의대생 대부분은 지난해 휴학계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업을 듣지 않았는데, 정부와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들으면 출석을 인정해 주는 식으로 학사를 탄력 적용하면서 유급·제적을 피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하면서도 “내년에는 반드시 수업을 듣는다는 약속을 받겠다”고 공언했으나 의대생들은 이번 학기에도 돌아오지 않았다. 지금도 일부 대학은 의대생들의 유급을 막기 위해 각종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대학가는 물론 시민단체 등에서도 정부가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준다는 불만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어서 내년 모집인원이 3058명으로 감축된다면 당분간 정부에 대한 비판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 부총리는 수업 불참 의대생에 대해선 학칙에 따라 엄정한 처분을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은 학칙을 준수하는 것이며 (대학에도) 이렇게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의 한 의과대학. 뉴시스

이 부총리는 의대생들이 대거 유급되면 내년에 3개 학번(24·25·26)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학생들이 다 복귀한다면 트리플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나중에 돌아오면 교육하기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며 수업 참여를 촉구했다.

 

정부는 모집인원 문제와 별개로 발표한 의료개혁 과제는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어서 의료계와의 갈등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공청회를 열고 사업 관련 평가·지원안을 공개했는데, 노연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측은 의료개혁을 중단 없이 실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개혁 추진 중단 후 원점 재논의를 요구 중인 대한의사협회의 김성근 대변인은 “개혁 방안의 구체적 내용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두 달도 남지 않은 현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기존 의료개혁을 추진하는 건 과욕”이라고 주장했다.


세종=김유나 기자, 장한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지연 '청순 볼하트'
  • 김지연 '청순 볼하트'
  • 공효진 '봄 여신'
  • 나연 '사랑스러운 꽃받침'
  • 있지 리아 ‘상큼 발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