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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있나” “정치집회 안 돼” …취준생 울리는 甲甲한 면접 여전

입력 : 2025-04-16 19:19:54 수정 : 2025-04-16 22: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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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갑질119, 직장인 1000명 조사

17% “면접 중 불쾌한 질문 경험”
더본코리아 ‘술자리 면접’ 논란 속
국회선 채용절차법 개선 움직임
“정치 집회는 나가면 안 돼.”

 

취업준비생 A씨는 지난달 한 기업의 면접에서 대뜸 ‘정치적 성향’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면접 질문이 정치적인 얘기로 흐르더니 특정 정치 성향을 비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A씨는 “면접관들이 특정 성별과 정치 성향을 비난하는데 괴롭힘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곤란했다”고 토로했다.

채용 행사에서 한 참석자가 입사지원서를 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쉬었음’ 청년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취업 관문 뚫기가 바늘구멍인 상황에서 채용면접 과정에서 갑질을 당했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백종원 요리연구가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에서는 한 임원이 지원자를 2차 면접이라는 명목으로 술자리에 불러내 “남자 친구 없으세요. 남자 친구 있으면 안 되는데”, “옛날에 남자 친구 있는 사람을 뽑았더니 나한테 깽판 쳐서 인성 검사하는 거고 이런 술자리가 있는 것”이라고 발언하는 일이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더본코리아의 채용과정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다른 모 기업에서도 최근 한 지원자에게 “부모님 직업이 무엇이냐”며 “직급을 보니 월급이 얼만지 견적이 나온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16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업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8월 1∼9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입사 면접 중 불쾌하거나 차별적인 질문을 받았는지’를 질문한 결과 16.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8개월 전인 2023년 12월 같은 조사에서 나타난 11.2%와 비교해 5.5%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현행 채용절차법은 구직자의 직무수행 이외 정보(용모 등 신체적 조건, 출신지역, 혼인 여부, 재산 등)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면접 과정에서는 이 부분이 지켜지지 못하고 있어 면접갑질 사건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독일의 채용절차법에서는 면접단계에서도 직무역량이나 직무상 필요한 경력사항만을 질문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면접관을 선정할 때 평등 훈련을 받은 자를 위촉하도록 하고 차별적 질문이 나왔을 때는 채용권자가 책임을 지도록 한다.

 

국내에서도 채용절차법을 개선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은 지난해 6월 면접 과정에서 지원자에 불필요한 질문 또는 발언을 금지하는 채용절차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주당 백승아 의원도 지난해 11월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용모, 키, 혼인, 출산 등 채용 과정에서 불필요한 질문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안승진·임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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