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국민 청·장년층 10명 중 7명가량은 가족 부양을 위해 여성도 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인식은 남녀가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김은지 선임연구위원 연구팀은 16일 이런 내용이 담긴 '생애 전망의 유연성 증대와 가족정책의 미래 전망' 보고서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올해 25∼44세 2690명(남성 1396명·여성 1294명), 2019년 20∼39세 6350명(남성 3301명·여성 304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제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여성도 일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은 2019년 57.2%에서 올해 67.9%로 10.7%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질문에 여성은 65.4%에서 73.3%로 7.9%포인트 늘었다.
'일하는 것은 여성이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한 남성은 2019년 44.2%에서 19.3%포인트 증가한 63.5%였다.
여성은 69.3%에서 80.7%로 11.4%포인트 올랐다.
'영유아 자녀를 둔 엄마가 일을 하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여긴 남성은 24.2%에서 22.6%로, 여성은 22.0%에서 18.4%로 각각 줄었다.
'학령기 자녀를 둔 엄마가 일하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남성 역시 19.3%에서 18.3%로, 여성도 14.4%에서 13.9%로 각각 감소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가족에 대한 지향성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며 “남성의 가족역할 지원을 통해 '전통적 가족'에서 '새로운 가족'으로 가족 정책의 균형점을 이동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시대가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결혼시 남성들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앞선 14일 발표한 ‘제2차 국민인구행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20~44세 미혼 남녀 각 500명(총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조사에서 남성 41.5%는 결혼할 의향이 없거나(18%)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23.5%)고 답했다.
남성들은 그 이유로 ‘결혼생활 비용 부담’(25.4%), ‘독신생활이 좋음’(19.3%), ‘결혼보다 일이 우선’(12.9%), ‘기대에 맞는 상대 없음’(12.1%) ‘소득 부족’(10.4%) 등을 꼽았다.
이중 남녀 간 견해 차이가 큰 항목을 보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결혼생활 비용’(남녀 답변 차이 13.8%포인트)과 ‘소득 부족’(7.2%포인트) 등 주로 경제력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
반면 여성은 기대에 맞는 상대가 없다는 답변이 19.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즉 자신이 바라는 조건에 맞는 남성이 없다는 뜻이다.
특히 결혼 조건에 관한 인식에서 여성들은 (남성이) 전세자금 마련이 가능해야 한다고 무려 87.4%가 응답했다. 사실상 남성이 전세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결과에 대해 협회는 “결혼이 필수적 선택이 아닌 개인의 가치관이나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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