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미친 상승세’다. 이대로라면 ‘꿈의 100승’도 가능한 페이스로 달려나가고 있다. 프로야구 LG가 시즌 초반 압도적인 승률로 치고나가고 있다. 산술적으로는 121승까지 가능한 페이스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에서 삼성을 12-2로 대파했다. 전날 팀 노히트 노런으로 삼성 타선을 침묵시킨 데 이어 이날은 선취점을 내줬음에도 화끈한 타격으로 삼성 마운드를 폭격했다. 투수전도, 타격전도 지금의 LG를 이겨낼 팀은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겨울 LG에서 FA로 풀렸으나 LG로부터 그리 큰 제안을 받지 못하고 삼성과 FA 계약을 맺었던 최원태가 이날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팀’ LG를 상대했다. LG 타선은 매정했다. 특히 최원태의 공을 받아 누구보다 그의 공을 잘 알고 있는 박동원이 최원태를 무너뜨렸다. 0-2로 뒤진 2회 투런포로 최원태에게 매운 맛을 보여줬다. 박동원에게 당한 일격의 충격 때문이었을까. 최원태는 3.1이닝 6피안타 4볼넷 6실점으로 무너지며 5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쫓겨나야 했다.


시즌 성적 16승3패. LG는 올 시즌 그 흔한 연패도 없었다. 개막 7연승 뒤 1패. 그리고 4연승. 1패 한 뒤 또 3연승. 1패 뒤 다시 2연승이다. 강팀의 조건이 연승은 길게, 연패는 짧게인데, LG는 연패가 없다. ‘초강팀’이라고 불러야 하는 LG의 시즌 초반 행보다.
순위표만 봐도 LG의 위엄이 드러난다. 2위 KT(10승1무8패)와 승차가 벌써 5.5경기로 벌어졌다. 2위 KT와 최하위 키움(7승14패)의 승차가 4.5경기에 불과하다. 이쯤이면 ‘1강 9약’이라고 불러야 하는 2025 KBO리그 초반 양상이다.

LG가 잘 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야수들은 잘 치고 수비 잘 하고, 투수들은 잘 던진다.
16일 기준 팀 타율(0.285), 팀 출루율(0.382), 팀 장타율(0.429) 모두 1위다.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 홈런도 20개로 삼성(21개)에 이어 2위다. 심지어 팀 도루(18개)도 한화(21개)에 이어 2위다. 멀리 치고, 누상에서도 적극적이다. 팀 실책도 5개로 가장 적다. 팀 실책 1위인 롯데(23개)보다 무려 18개나 실책이 적다.


마운드도 굳건하다. 팀 평균자책점(2.50)은 단연 1위다. 선발진 2.88은 KT(2.38)에 이어 2위지만,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1.76으로 압도적 1위다. 2위인 KT(2.94)보다도 1점 이상이 낮다. 선발진과 불펜진 모두 잘 던지니 팀이 질래야 지기 쉽지 않은 구조다. 임찬규(4승 1.30)와 치리노스(3승 1.80)가 원투펀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다만 에르난데스가 허벅지 부상으로 6주 이탈하게 되면서 투수진에 균열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19경기에서 16승을 거둔 LG는 산술적으로는 올 시즌 121승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의 상승세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기는 힘들겠지만, 144경기 체제에서 처음으로 100승을 넘길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그 정도로 지금의 LG는 무적이다. 과연 LG의 무적 모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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