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힙합 이단아 카녜이 웨스트(예(Ye)·칸예 웨스트)가 첫 단독 내한공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VIP 패키지 가격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17일 가요계에 따르면, 웨스트가 오는 5월31일 오후 6시30분 인천문학경기장에서 펼치는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YE(칸예 웨스트) 내한 콘서트 - 불리(BULLY)'는 좌석 유형이 10가지로 분류된다.
25일 오후 8시부터 쿠팡플레이 앱에서 예매 가능한 이번 티켓의 VIP 패키지 세 가지 권종 가격은 '티켓플레이션'(티켓값+인플레이션)을 감안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가장 비싼 '불리 VIP 익스피리언스 패키지' 가격이 84만원이다. VIP 전용 MD 부스 이용이 가능하고 스페셜 MD 라미네이트 목걸이와 포스터가 제공된다.
그런데 이 티켓 가격은 역대 내한공연 중 최고액은 아니다. 무려 12년 전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내한공연의 VIP패키지 가격이 145만원에 달했다. 당시 이 티켓은 10장이 팔렸다. 비버 팬미팅 참여와 그룹 사진 촬영이 포함된 가격이었다.
'불리 VIP 익스피리언스 패키지'에도 무대 사진 촬영이 포함되는데, 웨스트가 함께 찍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팬들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이 권종 보다 낮은 VIP 패키지 가격은 '불리 프리미엄 시트' 50만원, '불리 얼리 엔트리 스탠딩' 44만원이다.
반면 VIP 패키지를 제외하면 이번 내한공연 티켓 가격은 다소 평이한 편이다.
가장 고가의 지정석인 P석은 25만원, 가장 저렴한 B석은 8만8000원이다. 스탠딩 GA1과 GA2는 각각 17만6000원, 16만5000원이다.
이로 인해 VIP 패키지 가격을 두고 온라인에서 이견이 오간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아낌없이 소비하는 요즘 문화 흐름에서 강요가 아닌 선택지인 웨스트의 VIP 가격에 가타부타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우선 있다. 자신에게 맞다고 생각하는 가격 가치로 티켓을 고르면 상관 없지 않겠냐는 것이다.
다만 한편에선 위화감 조성을 문제 삼는다. 좋은 좌석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는 건 당연히 이해하지만, 한 공간에서 공연을 보는데 약 70만원이 넘게 차이나는 건 계급사회의 축소판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고가의 VIP 티켓 경험으로, 다른 전체 공연의 티켓값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웨스트의 단독 내한 공연은 이번이 처음인데, 이전 페스티벌 참가와 리스닝 파티 형식으로 한국 팬들을 두 번 이미 만났다.
작년 8월 경기 고양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예 x 타이 달라 사인 벌처스 리스닝 익스피리언스(Ye x Ty Dolla Sign Vultures Listening Experience)'에서 리스닝파티를 가장한 라이브 파티를 선사했다.
일부에서 '고양 대첩'이라고 명명하기도 했던 이 공연에서 77곡을 들려줬다. 모두 풀로 소화한 건 아니다. 국내 유명 웹콘텐츠 '킬링벌스'처럼 히트곡 주요대목을 메들리 형식으로 들려줬다. 곡들의 비트가 무작위로 흘러나왔고 웨스트의 마음이 동하지 않는 트랙이 나오면 "넥스트"를 외쳤다. '웨스트 노래방'이 차려진 것이다. 최근 상당수 무대를 리스닝 파티로 대신해온 웨스트가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것 자체가 이색적이었다.
2010년 8월 강원 양양 낙산도립공원 낙산해수욕장에서 펼쳐진 힙합 일렉트로닉 페스티벌 '서머 위크 & 티 2010' 첫날의 헤드라이너로서 첫 내한공연했다.
사실 웨스트는 각종 기행으로,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 호불호가 갈린다.
미국 팝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 대한 막말 그리고 각종 혐오 발언으로 여러 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거듭되는 유대인 혐오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2022년 10월엔 웨스트와 계약을 해지한 독일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가 그와 협업한 신발 이지(Yeezy) 재고(약 1조8000억원)를 떠안기도 했다. 작년 말 이 신발의 재고를 겨우 모두 판매했다.
하지만 웨스트는 공연 퍼포머로서, 쇼 기획자로서, 힙합계와 패션계에서 영향력이 크다. '그래미 어워즈'는 24개 안았고, 전 세계 음반 판매량은 약 1억4000만 장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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