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배달앱 시장, 가격 중심 경쟁에서 사용자 경험 중심 경쟁으로 이동 가능성 커”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쿠팡이츠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며 경쟁사를 제치고 독주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4월 멤버십 이용료를 월 3000원가량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기존 2위였던 요기요를 제치고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사용자 만족도 또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업계 지형 변화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소비자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는 지난해 하반기, 배달앱 이용경험자 2492명을 대상으로 주요 배달앱 3개 플랫폼의 ‘주이용률’과 ‘이용경험률’을 분석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요기요를 제치고 2위 자리에 올랐다.
1위는 여전히 배달의민족이었으나 이용경험률 85%, 주이용률 60%로 직전 조사에 비해 각각 1%포인트, 4%포인트 하락하며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이용자 10명 중 8~9명이 최근 3개월 내 배민을 이용했으며, 5명 중 3명은 배민을 주로 사용하는 셈이다.
반면 쿠팡이츠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이용경험률은 전반기 대비 8%포인트 증가한 45%, 주이용률은 7%포인트 오른 23%를 나타내면서 기존 2위였던 요기요를 각각 9%포인트, 10%포인트 앞질렀다. 요기요는 이용경험률 36%, 주이용률 13%로 하락세를 보이며 3위로 밀려났다.
이용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쿠팡이츠의 약진은 두드러졌다. 종합 만족률 조사에서 쿠팡이츠는 경쟁사인 배달의민족(47%)과 요기요(51%)를 제치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만족도 세부 항목 6개 중 5개(배달 품질, 사용 편의성(UI), 고객 응대 서비스, 결제 편의성, 프로모션·이벤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쿠팡이츠의 이러한 성장은 쿠팡의 유료 멤버십 프로그램인 ‘와우 멤버십’의 강화된 혜택과 무관하지 않다.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쿠팡 무료 배송, 쿠팡플레이 무료 이용과 함께 쿠팡이츠 무료 배달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팡은 지난해 기준으로 이 멤버십을 통해 연간 약 97만원 상당의 절감 효과를 제공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로 쿠팡이츠는 고물가 시대에 무료 배달 전략을 내세워 사용자 확보에 성공하고 있다. 월간 사용자 수(MAU)는 지난해 1월 553만명에서 올해 3월에는 1037만명으로, 10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에 따르면 와우 멤버십 가입자의 약 74%가 쿠팡이츠를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1위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은 포장 주문 수수료 도입(6.8%)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매장가와 배달앱 가격이 달라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비용 부담 전가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쿠팡이츠의 성장세는 단순한 수치의 상승을 넘어, 플랫폼 전략의 정교함과 소비자 니즈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멤버십 기반 혜택 강화, 사용자 경험 중심 UI 개선, 고객 응대 품질 향상 등은 일시적인 마케팅이 아닌 장기적인 구조적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 할인보다 체감 효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무료 배달,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신속한 응대 등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 쿠팡이츠가 빠르게 시장의 신뢰를 얻은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달의민족은 수수료 정책 등으로 소비자와 자영업자 간 갈등이 부각되며 체감 만족도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 배달앱 시장은 가격 중심 경쟁에서 사용자 경험 중심 경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쿠팡이츠의 성장 곡선은 그 변화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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