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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국 사람은 대우 안 해줘요” 다큐 영상에 언론연대 “EBS에 유감”

입력 : 2025-04-17 15:14:08 수정 : 2025-04-17 15: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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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지난해 10월 유튜브에 영등포 기동순찰대 다큐 게재
언론연대, 성명에서 “타민족 배척 콘텐츠 있을 수 없는 일”
지난해 8월, EBS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서울 영등포경찰서 기동순찰대의 사건 대응 등을 다룬 영상. E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EBS의 공식 다큐멘터리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영상 일부가 ‘중국 혐오’를 자극한다며 언론연대가 17일 EBS를 향해 유감을 표하고 시정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언론연대는 이날 성명에서 “EBS 유튜브 채널에 최근 올라온 중국 관련 콘텐츠들은 누가 보더라도 위험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단체는 민주노총 경기지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전교조 서울지부 중등남부지회 등 총 18개 단체로 구성됐다.

 

앞서 EBS는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에 ‘범죄도시 실제 배경, 조선족들의 성지, 대림동에서 벌어지는 사건들’ 제목의 30여분 영상을 게재했다.

 

2015년 10월29일 방송된 EBS 다큐멘터리 ‘사선에서-밤의 파수꾼, 기동순찰대’ 편집본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 기동순찰대원들의 사건 대응 등을 담았다.

 

추석 연휴에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영상은 ‘명절이면 텅텅 비는 도심, 하지만 이곳은 평소보다 사람이 훨씬 많다’며 ‘그만큼 사건 사고도 늘어나고, 모든 상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춘다’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했다.

 

이 시기 중국인(조선족)들이 대림동에 모인다는 내용으로, ‘시작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어깨만 부딪혀도 금세 싸움으로 번진다’는 멘트도 재생됐다.

 

주폭 대처 과정에서 도리어 취객에게 맞는 경찰도 눈에 띄는데, 현장에서 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되는 취객들의 모습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겼다.

 

택시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한 중국인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한국 사람은 한국 사람 편들고, 왜 중국 사람은 대우를 안 해주느냐’며 따지기도 했다.

 

해당 경찰은 프로그램 제작진에 “우리가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한국 사람과 똑같이 (대우를) 한다”며, “타지에 오면 설움 같은 게 있는 것 같다”고 그들의 속마음을 짚었다.

 

17일 오후 3시 기준 누적 조회수 약 155만회를 기록한 영상에는 ‘대림동 주민들이 진짜 힘들겠다’거나 ‘중국인은 추방하라’ 등의 댓글 약 8700개가 달리고 있다.

 

최근에는 ‘오늘도 칼부림이다, 대림동에서 벌어지는 조선족 범죄의 모든 것’ 제목의 영상 콘텐츠도 이 채널에 업로드됐다.

 

언론연대는 “제목에서부터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댓글 대부분은 중국과 관련한 허위 정보가 난무했고, ‘추방하라’거나 ‘실탄을 사용하라’ 등 차별적 말들이 넘쳐난다”고 지적했다.

 

연대는 “EBS가 과거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미디어 환경 변화에 맞춰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자체를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민이 필요하다”며 “프로그램이 제작된 과거와 현재 한국 사회에서 요구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EBS에서는 중국에 대한 일관된 흐름이 존재한다”며 대체로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지속된다는 취지로도 비판했다.

 

계속해서 “EBS는 국민의 평생 교육과 민주적 교육 발전을 위해 이바지하라는 특수 목적을 부여받았는데 타민족을 배척하고 혐오하는 콘텐츠를 재편집해 올리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혐오로 돈을 버는 극우 유튜버들과 다를 게 무엇이냐”고도 따졌다.

 

나아가 “우리는 EBS 유튜브 채널에서 벌어지는 중국 혐오 콘텐츠에 유감을 표한다”며 “EBS가 책임있는 자세로 해당 콘텐츠에 대해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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