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은 굳이 여러 채를 가질 이유가 없다. 집 한 채로 충분하다”
서울 강남권에 거주하며 30억 원대 자산을 운용하는 40대 A씨는 최근 서울 외 지역의 부동산 매물을 정리하고, 대신 미국 ETF와 외화 채권 투자를 늘렸다. 그는 “시장에 대한 낙관보다 유동성과 분산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17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부자(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들의 자산 전략이 ‘다주택’에서 ‘고급 주택 한 채 + 금융투자’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은 더 이상 수익 중심의 투자처라기보다는 ‘안정 자산’의 성격으로 인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매수 의향은 하락했고, 매도 의향은 오히려 소폭 상승했다.
2025년 기준 부자들의 주요 투자처는 1순위가 ‘예금(40.4%)’, 2순위는 ‘금(32.2%)’, 3순위는 ‘채권(32.0%)’으로 나타났다.
ETF, 주식, 부동산 등에도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성향을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48%는 연 5~10% 수준의 안정적인 수익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
40대 이하 영리치의 투자 성향은 올드리치와 확연히 달랐다.
영리치는 주식(77.8%), 가상자산(28.7%), 실물자산(40.7%) 비중이 모두 높았다.
반면 올드리치는 펀드·채권·회원권 같은 전통 자산 선호도가 더 높았다.
특히 주식 투자 시작 시점에서도 차이가 컸다.
영리치의 경우 미성년기 혹은 대학 입학 직후부터 주식투자를 시작한 비율이 올드리치의 5배 이상에 달했다.
영리치는 가상자산과 실물자산 선호도가 높고, 주식 투자 시점도 빠르다. 반면 올드리치는 채권과 펀드, 회원권 비중이 높았다
또한 해외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도 눈에 띄게 달랐다.
영리치는 국내외 주식 비중이 30:70에 가까운 반면, 올드리치는 80:20으로 국내 편중도가 높았다.
금융자산 다변화, 정보력 기반 투자, 빠른 진입 시점이 영리치의 공통점이었다.
부자들의 변화된 투자 방식은 이제 ‘부동산이 전부였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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