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가 피면 더 귀한 대접 받는 식재료가 있다? [FOOD+]

세계일보

우리나라에서 여름철 즐겨먹는 옥수수. 갓 수확한 옥수수를 찜기에 쪄내면 아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일품이다. 취향에 따라 옥수수에 버터를 발라 오븐에 구워 먹거나 샐러드나 식빵, 다양한 음료로도 활용 가능하다. 고소하면서도 달달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에 사랑받는 건강식이다.

옥수수의 원산지는 멕시코에서 남아프리카 북부 안데스 산맥 저지대로 추정된다. 1492년 신대륙을 찾은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가져오면서 전 세계로 퍼졌다. 조선시대 후기에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원나라 군사들에 의해 고려 때 들어왔다는 설도 있다. 조선시대 숙종(1674~1720) 때의 문헌인 ‘역어유해’에 문헌상 처음으로 옥촉이란 이름이 기록되었고 1700년대 ‘성호사설’에서도 그 형태가 옥수수와 동일하다고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선 강원도 옥수수가 유명하다. 강원도는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큰 기후 조건을 갖고 있어 옥수수 당도가 높고, 찰기가 있는 옥수수를 생산하는데 적합하다. 강냉이·강내이·강내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옥수수는 실온에 보관하면 신선도가 2~3일 안에 떨어지는데, 냉장고에 보관하면 5일 안에 먹는 것이 좋다. 비닐팩에 소분해 냉동실에 보관하면 최대 1년 정도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

◆ 곰팡이 핀 옥수수를 즐겨먹는 나라가 있다?

옥수수는 나라별로 재배되는 종류도 다양하고 즐겨먹는 방식도 다르다. 곰팡이가 난 옥수수를 즐겨 먹는 곳도 있다. 옥수수가 가장 최초로 재배된 나라인 멕시코다.

멕시코에서는 흑수병에 걸린 옥수수를 위틀라코체(스페인어: huitlacoche) 또는 퀴틀라코체(cuitlacoche)라 부르며, 아스텍 문명 때부터 식품으로 먹어 왔다.

식물학적으로 보면 빗물이 껍질에 스며들어 썩기 시작할 때 유기농 옥수수에서 발생하는 희귀 곰팡이다. 멕시코 트러플과 옥수수 버섯으로 알려져 있다. 이 곰팡이는 옥수수 줄기에서 자라기 시작해 종양과 같은 큰 돌기를 형성하는데, 표면에서 이런 융기나 조직은 해면질, 벨벳과 비슷하다.

균류는 어릴 때는 옅은 회색을 띄는데, 성숙하면 더 더둡고 단단해지고 쓴 맛이 난다. 조리하면 부드러운 질감과 스모키한 흙내음, 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나는데, 한 번 맛 본 사람들은 계속 찾을 만큼 맛이 뛰어나다고 한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타코 (taco). 옥수숫가루 반죽을 살짝 구워 만든 토르티야라는 빵에 야채나 고기를 싸서 먹는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위틀라코체는 남미 국가에서 ‘진미(珍味)’로 여겨지며 퀘사디아, 엠파나다, 타코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고 한다.

대표적인 멕시코 요리인 ‘퀘사디아’는 옥수수 토르티야에 치즈를 넣어 구운 요리다. 퀘사디아의 어원은 스페인어 ‘케소(queso)’에서 파생되었으며, 이는 ‘치즈’를 의미한다.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과 감칠맛이 어우러져 간단한 요리지만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타코(taco)’는 ‘토르티야(Tortilla)’라고 불리는 옥수수나 밀가루를 반죽해서 구워 만든 얇은 무발효빵에 고기 또는 해물, 잘게 썬 양파, 로메인, 고수, 치즈 등을 얹어서 살사를 끼얹어 싸 먹는 요리다. 토르티야에 고기, 야채, 소스, 치즈, 옥수수 등을 넣고 돌돌 말아서 먹기 쉽게 만든 것은 타코가 아닌 부리토라고 한다.

‘엠파나다’는 스페인과 라틴아메리카 등 스페인권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먹는 소를 넣은 페이스트리이다.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흔하게 먹는 요리다. 우리나라 만두와 생김새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