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 누가 살고 있다”… 알고 보니 7개월 전 실종된 지적장애인

7개월 동안 실종됐던 중증 지적장애인이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발견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8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기동순찰대는 지난 5일 오후 3시쯤 강남역 지하상가 일대 범죄예방 순찰 중 “강남역 만남의 광장 안에 노숙인 같은 이상한 사람이 매일 와서 거주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대원들이 지난 5일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실종 상태였던 중증 지적장애인 김모씨를 발견해 귀가를 안내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광장 주변을 수색해보니 큰 가방과 빈 물병을 소지한 채 노상에 앉아 있는 남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해당 남성을 신원 조회한 결과 지난해 9월 마포경찰서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된 30대 김모씨로 확인됐다.

김씨는 발견 당시 경찰에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회피했지만 대화를 계속 시도한 결과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굶거나 인근 교회에서 제공하는 무료 배식을 먹으며 생활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경찰은 ‘실종아동찾기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기재된 김씨 동생에 연락해 해당 사실을 알렸다.

동생은 “지난해 9월에 차량 주차를 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감쪽같이 사라져 주변을 찾아 헤매다 경찰에 신고했다”며 “김씨는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지적 장애로 밥은 제때 먹었는지 혹시나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많이 했다”고 감사를 전했다. 경찰은 김씨를 보호 조치 후 동생에 인계했고 보호자와 연락해 잘 적응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등 사후관리에도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동순찰대는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고속터미널, 잠실역 등에서 배회하는 노숙인 37명에 대해 지원센터 입소, 고시원 입소비 지원, 긴급 방한용품 전달 등 지원활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안승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