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취학 등 시작 많은 계절…심리적 부담↑
일조량 증가에 호르몬 균형 깨져 감정 기복 ↑”
햇볕 자주 쬐고 운동 등으로 생활 리듬 유지해야
우울증은 일조량이 감소하는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햇볕이 늘고 기온이 상승하는 봄철에도 계절성 우울장애로 ‘봄철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봄은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로 이른바 ‘스프링 피크(Spring Peak)’ 현상이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살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부터 3년간 월별 자살사망자 수가 봄(3~5월)이 겨울(12~2월)보다 20%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우울증 환자 수는 현재 100만 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마음에 일어나는 작은 증상도 지나치지 않고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아라 교수는 “봄은 입학, 취업 등 새로운 시작이 많은 계절로 심리적 부담과 압박감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특히 계절의 변화로 인한 일조량 증가는 기분과 수면을 조절하는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균형을 깨뜨려 감정 기복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증상은 △기분 변화 △무기력감 △수면 장애 △집중력 저하 등이 있다. 평소보다 쉽게 지치거나 이유 없이 불안하고 슬픈 감정이 밀려오는 경우 흔히 말하는 ‘봄을 탄다’고도 느낄 수 있다.
이아라 교수는 “계절성 우울장애는 특정 시기에 우울감이 몰려왔다가 자연 호전되기도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만성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하는 햇볕을 자주 쬐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생활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학업, 직장생활 등 일상 유지가 어렵고 지나친 죄책감 등이 동반되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아라 교수는 “봄철 자살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있지만, 활동량 증가에 따른 심리적 피로, 사회적 기대감, 외로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심한 우울장애 환자는 일상의 작은 변화에도 감정이 급격히 요동치고 심한 절망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생체리듬이 흔들리는 봄철에는 주변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효과적인 우울증 개선을 위해서는 약물 치료, 심리 치료, 인지행동 치료 등에 적극 참여하고 전문 의료진의 치료 계획을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급성기에는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 초기에 증상이 호전됐다고 자의적으로 약물을 중단할 경우 재발 위험이 높아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울증 극복에는 본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표현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되며, 일기 쓰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의 진솔한 대화도 도움이 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문제를 해결하려 들기보다는, 판단 없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진심으로 공감하는 태도이다. 따뜻한 관심과 지지는 우울감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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