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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종 환자단체 대표 “교육부가 의대생에게 ‘의사가 이긴다’는 그릇된 교육한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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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4-19 16:50:23 수정 : 2025-04-19 20: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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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개혁’의 핵심 과제 중 하나인 의대생 정원 확대 문제에 관해 교육부가 17일 내년 전국 모집인원을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개혁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해 2월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려 총 5058명으로 증원키로 한 계획을 1년여 만에 원점화한 것이다. 교육부의 후퇴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당해 차기 정부 출범이 5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 개혁 동력이 상실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환자단체는 “교육부의 결정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면서도 “개혁 중단은 무책임한 행태”라면서 의료 개혁은 필수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연합뉴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18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개혁 중단을 촉구하는 의사협회(의협) 등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에 처음부터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지난 1년간 정부는 의료 개혁 1∼2차 실행방안도 발표했다. 병원계에서도 참여하고 있다. 처음부터 함께하지 않은 의협이 의개특위를 중단하라고 하는 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미 1년간 개혁을 추진하면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은 매년 3조3000억원, 최근 발표한 포괄 2차병원은 1년 7000억원으로, 두 개만 합쳐도 한 해 4조원의 금액이 투입된다. 이미 추진 중인 것을 백지화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에서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의협은 전날 정례브리핑을 열고 교육부의 의대생 증원 철회에 대해 “만시지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의협은 20일 전국의사궐기 대회를 강행할 것을 예고하면서 대통령 직속 의개특위 운영 중단 등 의료 개혁 추진을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다음 정부가 들어서면 의료 개혁은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며 “당장 의개특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번 발표로 의료 개혁 정책의 신뢰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중증질환자들이 참고 견딘 고통이 물거품이 됐다”라고 반발했다. 시민단체들도 의대 증원 원점화로 의료 개혁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의정갈등 탓에 지난 1년여 동안 환자들과 국민이 겪었던 큰 불편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간 지역에서는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뺑뺑이’를 도는 사례가 속출했다.

 

서울시내 한 의과대학에 가운이 걸려있다. 뉴시스

환자와 국민의 고통 속에도 안기종 대표는 지난 1년간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원래 전공의들이 (수련 목적으로) 중요한 시술이나 검사를 해왔다. 이로 인해 환자들이 얼마나 피해를 봤느냐”며 “전공의가 떠나면서 교수나 전문의, 전문 간호사가 자리를 대신했다. 처음엔 불안했지만, 지나고 보니까 불만들이 사라졌다. 의협 등 의료계가 착각하는 건 환자와 국민이 적응하고 있는데, 정작 의료계가 1년 넘게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교육부의 의대생 증원 백지화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의대생들이 수업을 듣지 않고, 전공의들이 떠나면서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들의 몫이었다”면서 “그런데도 버텼던 건 새로운 의료 체계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를 모두 부정하게 됐다. 교육부는 의대생들에게 ‘결국 의사가 이긴다’라는 그릇된 교육을 한 셈이다. 용서가 안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끝으로 “새정부가 출범해도 의료 개혁은 지속해야 한다”며 “새정부는 기존 의료 개혁 방안을 보고받은 뒤 괜찮은 건 이어가고, 사회적 논의가 추가로 필요한 것만 다루면 된다”며 “더는 의료계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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